▲ 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카밀라 발리예바(가운데)가 14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금지약물 복용(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자신의 도핑 검사 양성 반응 이유에 대해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탓이라는 강변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위원회의 데니스 오스발트 종신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발리예바가 자신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 여부를 결정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스발트 위원장은 "발리예바의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약물이 섞여서 (소변 샘플이) 오염됐다는 취지로 발리예바가 청문회에서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를 복용했다는 것인지, 심장 치료제 성분이 어떻게 도핑 샘플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오스발트 위원장은 "발리예바의 도핑 사건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만연한 러시아의 도핑 조작과 무관하다고 보인다"면서도 "만 15세 선수가 혼자서 잘못을 저지를 순 없다"고 언급, 도핑을 부추긴 배후가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지난해 12월 채집한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2014년 금지 약물로 지정한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주로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어 금지 약물 목록에 올라있다.
한편,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이날 "IOC 이사회 요청에 따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인원수를 변경한다"라며 "발리예바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면 기존 24명의 출전선수를 25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IOC는 전날 CAS가 발리예바의 도핑을 인정하면서도 여자 싱글 경기에 나서도록 승인한 뒤 약 4시간 만에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메달권에 입상해도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을 주는 공식 시상식도 열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하는 한편, ISU에 대해 발리예바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24위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면 프리 스케이팅 출전 선수를 24명에서 25명으로 1명 더 늘리라고 촉구한바 있다.
발리예바를 철저하게 무시하겠다는 IOC의 의지를 나타내는 조치로서 프리 스케이팅 엔트리 확대를 요구한 셈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