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밀라 발리예바 [TASS=연합뉴스 자료사진]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7)가 자국 반도핑기구로부터 '면죄부'를 받자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반발하고 나섰다.
WADA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발리예바에게 잘못이나 과실이 없다는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징계위원회의 결론이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고, CAS에 항소할 권리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WADA는 RUSADA가 사건의 조사를 미루자 지난해 11월 CAS에 RUSADA와 발리예바를 제소한 바 있다.
발리예바에게 선수 자격 정지 4년 징계를 내리고, 양성 반응 검체 채취일인 2021년 12월 25일 이후 그의 모든 대회 성적을 취소해야 한다는 게 WADA의 요청이었다.
RUSADA는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난달 발리예바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그에겐 잘못 또는 과실의 책임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도핑 샘플을 수집했던 당시 대회의 결과만 무효로 처리했다.
그러나 WADA는 RUSADA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성명에서도 "발리예바의 선수 자격을 4년간 박탈하고 샘플 채취일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실격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WADA는 이 문제가 더 지연되지 않고 진행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발리예바는 대회 기간 중 2021년 12월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며, 흥분제로도 이용할 수 있어 2014년 이래 WADA의 불법 약물 목록에 올랐다.
발리예바 측은 할아버지의 심장약 치료제 성분이 섞인 탓에 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항변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가 속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 수여와 시상식을 전면 취소하고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를 미루기로 했다.
당시 CAS는 발리예바가 약물 복용 자기 주도권이 없는 만 16세 이하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 출전을 허용해 또 한 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따가운 시선 속에 경기를 치른 발리예바는 싱글에선 4위에 그쳤다.
하지만 발리예바는 여전히 도핑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당국 역시 그에게 포상금과 훈장을 수여하는 등 국제 사회의 비난을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