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Sports W) -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김연경 부담 줄이는 게 우승의 열쇠＂

▲ 훈련하는 김연경 [흥국생명 배구단]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부임 후 3시즌째를 맞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내세운 2024-2025시즌 화두는 '향상'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아본단자 감독은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를 포함해 다양한 리그와 여러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며 '명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V리그에서는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최근 두 시즌 동안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흥국생명이 전지훈련을 하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공동취재단과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세밀한 부분이 부족해서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놓쳤다"고 곱씹으며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하려면 주전 선수들은 물론 우리 선수단 전체가 끝까지 건강하고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에는 세계적인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이 있다.

김연경은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지만, 그에게 쏠린 공수 부담을 줄여야 흥국생명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도 "김연경에게 시즌 중간에 휴식을 줘야 한다. 우리 팀에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들이 더 성장해서 그가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지난 시즌엔 김연경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프전을 모두 다 소화하다 보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공격수들의 성장이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통해 팀에 변화를 줬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 개별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그래서 주전 7명이 아닌 12∼13명의 선수가 고르게 기량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의 대각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선택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아시아쿼터 선수였던 레이나 도코쿠(일본)가 이 자리에서 뛰었지만, 올 시즌에는 아시아쿼터로 미들블로커인 황 루이레이(중국)을 영입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는 김미연, 최은지, 김다은, 정윤주까지 4명의 선수가 놓고 경쟁한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FA 시장에서 이주아 선수를 잃으면서 아시아 쿼터 한자리를 미들블로커로 채우게 됐다"며 "우리 팀 아웃사이드 히터에는 김미연처럼 항상 준비된 선수도 있고, FA로 영입한 최은지도 있다. 여기에 김다은이나 정윤주처럼 어린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재 흥국생명 전지훈련에는 지난 시즌 정관장의 세터 코치로 활약했던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이 세터 인스트럭터로 합류해 세터들을 조련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숙자 인스트럭터와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선수들이 고치거나 보강해야 할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엔 우리 팀 세터들의 미들블로커 활용이 다소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올 시즌에는 더 많이 요구할 것이다. 지금의 세터들은 그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고, 좋아하는 플레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아본단자 감독은 2024-2025시즌 흥국생명의 방향을 상징할 단어로 'Improve'(향상하다)를 꼽았다. 우승을 향한 의지가 담긴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