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지연이라는 인물에 대해 “특징이 강한 세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소개한 김도연은 지연이라는 인물이 지닌 매력 포인트를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해결 방법을 찾는 인물이지만, 그럼에도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겁이 나고 모르는 것도 많아서 중간중간 ‘뿌엥’ 울어버리면서 10대의 모습이 드러나는 점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느꼈다. 연기하는데 있어서 대본에 충실하려 했고,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것들을 최대한 충족시키고 싶었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특히 지연과 친구들이 ‘뿌엥’하고 울어버리는 장면은 김도연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크린으로 발견한 본인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묻자 그는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어디에서도 '뿌엥'하고 우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지 않나. 그렇게 우는 제 얼굴을 이 영화에서 처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게 눈물이 안 나는 상태로 우는 거였는데, 눈물이 안 나야 한다는 부분을 감독님께서 강조하셨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저는 당연히 울 준비를 하고 있었고, 조금만 시간을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감독님께서는 감정 안 잡아도 되고 그냥 ‘뿌엥’ 울어달라고 하셨다. 실제로 눈물이 나는 장면은 모두 편집하시고 눈물이 안 나는 장면만 쓰셨다.”
지연을 둘러싼 은별, 민주, 현정은 각각의 캐릭터성이 확실한 친구들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특징이 뚜렷한 인물들 사이 지연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보통의 고등학생과 닮아있다.
개성이 강한 주변인물들 사이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에 대해 김도연은 “힘이 빠지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며 인물을 연기하는데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 갑자기 흐름이 죽어버리진 않을까 싶어서 이 캐릭터를 어떻게 특징적으로 표현할지, 친구들과 함께 우리의 분위기를 어떻게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여쭤보니 그런 걱정 하지 말라고 확신을 주셨다. 지연이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영화가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그 말을 믿고 제 방식대로 연기했던 것 같다.”
지연과 친구들처럼 김도연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그와 같은 신예 배우이자 또래였다.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에 대해 김도연은 “각자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걸 보면서 많이 감탄했다”면서, “저라면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은 부분들을 그들만의 매력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중 손주연은 걸그룹 위키미키로 활동했던 김도연과 마찬가지로 우주소녀 은서로서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도연은 이번에 그와 같은 영화를 작업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활동기가 많이 겹치지 않아서 오며 가며 인사하는 정도였지만 좀 더 친밀감을 느꼈다. 이번에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팀워크가 중요했는데, 주연 배우와 저는 각자 팀에서 몇 년 동안 그걸 해왔다보니 다른 팀이었는데도 호흡이 착착 맞았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지연의 곁에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귀신도 언제나 함께했다. ‘윌리밍키’라는 특이한 이름과 김도연이 활동했던 그룹 위키미키와의 연관성에 대해 묻자 그는 “저도 위키미키가 떠오르긴 했지만 연관은 없는 것 같았다”면서 웃어보였고, “분장실에서 늘 같이 분장했고 되게 친해서 촬영할 때도 정말 재미있게 했었다.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무섭기보다는 오히려 귀신이 촬영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도연이라는 본체와 지연이라는 인물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말한 김도연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지연과의 공통점을 찾기도 했다.
“저와 지연이 모두 좋아하는 것에 빠져있다. 저는 치어리딩에 빠져 있었고, 극 중 지연이는 영화에 빠져 있다. 이렇게 사랑하는 것과 함께 학창 시절을 즐겁게 보냈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 또 큰 고민이나 걱정 없이 10대를 보냈던 것 같은데, 지연이도 아메바처럼 단순하게 지내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고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최근 김도연은 영국에서 숏 코스 과정으로 연기를 공부하며 색다른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다른 언어로 행하는 연기에 대해 그는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에 둘러싸인 삶이 너무 재밌고 좋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수업이 주 5일, 하루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다 보니 8시간 정도를 계속 영어로 소통해야 했는데, 뉘앙스 차이 때문에 말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달되지 않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조금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덕에 영어가 많이 늘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연기 수업은 언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아도 호흡 같은 부분에서는 다르지 않아서, 색다른 경험이었고, 힘들기보다는 재밌게 할 수 있었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이번 영화를 계기로 고전 호러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졌다고 말한 김도연은 최근 자신의 영화 취향을 밝히기도 했다.
“요즘 프랑스 영화가 좋더라. 제가 옷을 좋아하는데 프랑스 옛날 영화들을 보면 배우들이 옷을 너무 멋지고 예쁘게 입고 있어서 좋다. 최근에 본 ‘보 이즈 어프레이드’도 이야기가 쉽지 않고 복잡하지만,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고 신기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그래서 요즘은 눈이 즐거운 영화를 선호하는 것 같다.”
배우로서 김도연이 연기해 보고 싶은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한 그는 다양하게 자신이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고 말했다.
“저는 정말 다 참여하고 싶다. 이번 영화보다 더 우스꽝스럽게 나오는 것도 해보고 싶고, 비주얼적으로 독특한 것도 참여해 보고 싶다. 또 이야기가 중요한 잔잔한 영화도 좋아해서 그런 영화도 하고 싶다. 다 하고 싶은 것 같다. (웃음)”
‘아메바’를 만나게 될 관객들이 그저 편하게 웃고 놀라며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한 번 더 보고 싶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김도연은 지연과 같은 수험생에게도 응원의 말을 남겼다.
“수능을 준비하며 정말 긴 시간 동안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노력을 하셨을 텐데 물론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인 건 맞지만, 그 결과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진심으로 전하고 싶어요.”
한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