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수로서 계속 배워야 한다"...20집 발매 조용필, 74세에도 여전한 음악 열정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2 15: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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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다음 곡이 어떤 곡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아마, 앨범으로서는 그래도 저는 계속하고 싶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겠다. 잘 부탁드린다."

 

22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조용필이 20집 '20' 발매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가수 조용필이 참석, 음악평론가 임희윤이 진행을 맡았다.
 

▲10월 22일 정규 20집 '20' 발매하는 '가왕' 조용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조용필은 지난 2022년 'Road to 20 - Prelude 1', 2023년 'Roud to 20- Prelude 2'에 이어 '20'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신작 '20'에서 조용필은 록, 일렉트로니카. 발라드를 가로지르는 넓은 장르 스렉트럼에 조용필만의 강렬한 음악적 인장을 찍어 '조용필 ver. 2024'를 보여준다.

2018년 50주년 기념 간담회 이후 공식석상은 6년만이다. 정규앨범은 11년만이다. 조용필은 "70이 넘은 나이에 제가 또 앨범을 냈다"며 "1집부터 시작해서 20집까지 했습니다만, 아마 앨범으로서는 이것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좋은 곡을 만들면 하겠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정규앨범이 11년이 걸린 이유는 뭘까. 조용필은 "나이 먹으면 그렇게 된다. 제가 91년도에 (방송을) 안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오로지 콘서트로만 하겠다고. 방송을 안하니까 내 봤자 안되더라. 홍보가 안되더라. 2018년 19집은 운이 좋았다. '바운스'가 그 정도로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 음악 평론가들 몇 분 들려줬는데 '헬로'랑 '바운스'로 갈렸다. '바운스' 같은 경우는 통기타로만 했었다. 아무리 해도 안되겠어서 피아노로 바꿨다. 그리고 발표했는데 '헬로'보다는 '바운스'가 더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콘서트는 계속 했지만 음반은 쉽게 되는게 아닌 것 같다. 저도 그동안 많이 만들어봤습니다만, 제 마음에 들어야 한다. 만들어놓고 다음날 악보를 보면 '예라이~'해서 딴 곡이 나오더라. 수백곡은 되는 것 같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10월 22일 정규 20집 '20' 발매하는 '가왕' 조용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바운스'에 이어 20집 앨범 수록곡들의 사운드도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메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함까지 있다. 조용필은 "곡 선택할 때 사운드를 굉장히 신경을 쓴다. 음색 등을 고려해서 그 모든 것이 마음에 들면 시작한다. 80년대에 '창밖에 여자', '단발머리'가 나왔다. 세운상가 가서 제가 전자기타 사서 사운드를 제가 했다. 그룹 출신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믹싱을 하면 보통 미국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16번, 18번 정도를 왔다갔다 한다. 그쪽에서 지겨워한다. 한달 반, 두달 반을 계속 보내서 수정 작업을 거친다. 그분도 전문가인데 싫어하겠지만, 결국 한국 스튜디오까지 왔다. 그렇게 짖궂게 했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로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호쾌한 전기기타, 청량감 넘치는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했다.

 
▲10월 22일 정규 20집 '20' 발매하는 '가왕' 조용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타이틀곡 '그래도 돼'의 시작은 올봄이다. "제가 TV에서 올봄에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우승자가 세레모니를 하고, 같이 싸운 한 분은 카메라에 비춰지지 않았다. 그때 패자의 마음은 어떤가, 그 당시의 나라면 '다음엔 이길거야 한번 더'라는 마음이었다고 작사하는 분께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둘러둘러 말하는 것이 아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가 있고,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는 없다. 똑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제가 2등한팀의 팬이라서 패자의 마음을 생각했다."

"이 곡을 반 키 더 올려서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를 한다"는 조용필은 "곡을 완성시켰는데, 만족해서 내놓은 적은 한번도 없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한심하다고 생각이 든다. 제 겉치레가 아니라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끝난다. 주위에서는 이 정도면 됐다고 하지만 나는 속으로 화가 났다"고도 전했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이며 응원을 전하는 노래다. 만약 조용필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 그는 "그런 시기가 있었다. 92년도에 기자회견을 했을 때 '꿈'이 나온 다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꿈' 활동 때 방송을 너무 많이 했다. 80년부터 저만큼 TV에 많이 나온 사람도 드물 것이다. 저는 가수인데, 방송인으로 남을까봐 걱정됐다. 나는 가수인데 게임 프로 나오라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콘서트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1, 2년은 객석이 많이 찼다. 2~3년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더라. 나중에는 90년도 말에는 지방에서는 2층을 없앴다. 내가 히트곡이 몇개인데 이럴까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다."
 

▲10월 22일 정규 20집 '20' 발매하는 '가왕' 조용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포함, '찰나', 'Timing'(타이밍), '세렝게티처럼', '왜', 'Feeling Of You'(필링 오브 유), '라'까지 총 7곡이 수록됐다. 김이나, 서지음, 임서현 등과 호흡했다. "이달 초까지 녹음했다. 10월 첫주까지 녹음했다. 한 곡이 더 있는데, 그 곡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그 곡은 이 앨범에 수록이 못됐다. 성향이 이 앨범의 노래들과 달라서 이 다음에 내기로 결정했다. 오케스트라가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웅장함이 욕심이 나더라. 전자 악기로만 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 뺄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아쉽다."


수록곡 '왜'는 발라드 곡으로 가을밤 꿈처럼 아련한 러브송이다. 몽환적인 속삭임, 차분한 건반, 연주로 시작된 악곡은 단조와 장조,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아슬아슬한 전개가 매력적인 곡이다. "'혹시나 저 매아리는 너일까'라는 속삭임으로 시작되는 곡이다. 이 곡만큼 연습한 곡은 없다. 몇 개월을 했다. 대신 가사가 여러가지 버전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맞는 가사를 선택해서 녹음한 것이다. 창법이라던지, 가성이라든지, 전달력이라던지에 대해서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연습했던 곡이다. 대부분 연습하면서 곡이 될지 안될지 판가름이 난다. 스마트폰으로도 녹음을 해보고, 조그마한 스피커, 큰 스피커로도 계속 들어보고 가능성을 판단했다. 가사가 여러 버전이 있었다. 마지막 결정이 난 후에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창법이나 톤을 연습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했다."

 

마지막 수록곡 '라'는 가장 하드한 일렉트로니카 트랙이다. 쫄깃한 빌드업, 밀도 높은 베이스, 폭발적 스네어 사운드가 로봇처럼 처리된 조용필의 보컬과 즐겁게 충돌한다."이 노래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어떻게 저런 곡을... 사운드도 그렇고 제가 나이를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하고싶으니까 했겠죠? 그래서 이 곡은 콘서트에 잘 맞는 곡일 것 같다. 계속 '랄랄랄라'를 반복하면 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콘서트에서)할 수 있다. 듣고 또 듣고 하다가 고민하다가 하게 됐다."

 

▲10월 22일 정규 20집 '20' 발매하는 '가왕' 조용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펜데믹 이전에도, 이후에도 조용필은 집과 스튜디오만 오가며 오직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목소리는 옛날 조용필은 아니다. 현재 내 나이의 상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맞아야 하지,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떤 노래는 제가 흉내내고 싶은 곡도 있더라. 저는 그런 창법이 안되니까. 그래도 그 사람 흉내를 내고 싶어서 그 곡을 듣고 많이 연습도 해본다.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유튜브에도 좋은 가수가 많다. 서양 사람과 동양 사람은 울림이나 다르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가왕' 조용필이 생각하는 음악은 뭘까. "가수로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야 하고, 음악이 좋아야 하고, 장르도 다양하게 들어야 하고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창법이라던지, 음성을 내는 방법에 대해 굉장히 많이 연구한다. 그게 재밌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게 된 것 같다. 음악은 표현이다.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대중에게 가면 대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사나 노래는 대중의 것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옛날에는 음악이 좋아서 했다. 몰랐다. 나이가 먹으면서 차츰 차츰 깨닫고, 디테일 하게 연구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어떤 후배들의 곡을 듣고 있을까. "요즘은 하루종일 음악만 나오는 라디오 채널을 듣고 있다. 1950년대 곡부터 최신곡까지 나온다. 음악의 흐름과 장르의 흐름을 알고 있다. 후배들도 제가 꽃다발을 주면 용기가 될 것 같아서 보내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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