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내 세계기록, 영원히 안 깨졌으면 좋겠다”

마수연 / 기사승인 : 2020-05-16 15: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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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가 16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은퇴식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스포츠W)
 

은퇴를 선언한 ‘빙속 여제’ 이상화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시간을 통해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공식적인 은퇴 발표는 이날 이뤄졌지만 이상화는 지난 3월 한 차례 은퇴식을 준비했다가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그만큼 현역에 많은 미련이 남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상화는 “3월 말 즈음 은퇴식이 잡혀있었다. 막상 은퇴를 하고 은퇴식을 치르려고 하니까 온몸에 와닿았다”며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아서 조금 더 타보자는 마음으로 재활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릎 상태가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았던 이상화는 결국 아쉬움 속에서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아는데, 예전의 몸 상태까지 올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 지금 위치에서 마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이상화는 총 세 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거머쥔 금메달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은메달이 그것이다.

 

각각의 메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상화는 "벤쿠버 올림픽 메달은 첫 메달이다. 벤쿠버 때 3위 안에만 들자는 목표로 출전했는데 예상 외로 깜짝 금메달을 따게 됐다. 소치는 좋은 성적으로 2연패를 했다는 것 자체에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 뒤 평창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에 대해서는 "3연패라는 타이틀도 이겨내려고 했지만 사실 쉽지 않았다. 부상이 4년 전보다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 했던 것도 긴장이 됐다. 하지만 평창 은메달이 정말 예쁘더라. 나에게는 다 좋은 메달”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이상화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이었다. 당시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그는 많은 기대와 부담을 이겨내고 1, 2차 합산 기록 74초 70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다.


당시를 회상한 이상화는 “운동 선수에게는 징크스가 있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딴다는 것”이라며 “나 역시도 두려웠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올림픽 2연패를 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깔끔하고 완벽한 레이스여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이상화의 은퇴 소식에 라이벌이자 절친한 관계인 고다이라 나오(일본) 역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 이상화의 은퇴 기사에 고다이라가 먼저 연락을 했다는 것. 당시 고다이라는 ‘농담 아니냐, 잘못된 뉴스였으면 한다’고 은퇴에 아쉬움을 표했다고 이상화는 전했다.


“(고다이라) 나오와는 참 인연이 깊다”고 운을 뗀 이상화는 “그는 아직 현역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너무 욕심 내지 않고 하던 대로만 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한 고다이라를 만나기 위해 조만간 나가노에 찾아갈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신기록은 이상화가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운 36초 36으로, 이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았다.


이상화는 “욕심이지만 (세계신기록이) 영원히 깨지지 않았으면 한다”며 웃은 뒤 “기록은 언젠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오면서 36초대 진입이 쉬워졌다. 언젠가는 깨지겠지만 1년 정도는 유지되었으면 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스케이트화를 벗고 ‘일반인’으로 돌아온 이상화는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다음을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은퇴를 올해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우승을 목표로 임해서 미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서 “내가 은퇴한 이후 스피드스케이팅이 비인기 종목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후배들을 위해 지도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도자로 진출할 의향도 있음을 밝혔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살아있는 전설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그건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다. 빙속 단거리 종목에 이런 선수가 있었고, 그의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억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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