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스포츠W |
이상화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고 은퇴를 발표했다.
이로써 이상화는 2004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승선한 이후 14년 동안 달고 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게 됐다.
단정한 정장을 입고 회견장에 들어선 이상화는 “예상하셨듯이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스케이트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다”라고 말한 후 한동안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열다섯 살에 처음 국가대표 되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팀 막내로 참가해서 정신 하나도 없이 빙판 위에서 넘어지지만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년이 지났다”고 국가대표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당시 어렸지만 세계선수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며 “꼭 이루고 싶다고 마음 먹었고 할 수 있다,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분에 넘치는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과 성원 덕에 다행히 다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5년 16세의 나이에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이름을 알린 그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예니 볼프(독일)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 70을 기록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2012년, 2013년, 2016년 등 3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빙상 여제’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러나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이상화도 부상 앞에서 결국 스케이트화를 내려놓게 됐다.
이상화는 “목표를 다 이룬 후에도 국민 여러분들께 받은 사랑에 힘입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이어갔다”며 “하지만 의지와 다르게 항상 무릎이 문제였다. 몸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이런 몸 상태로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없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역으로 활동할 의지가 강했던 이상화는 수술로는 선수 생활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사의 판단에 결국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계속해서 빙상에 올랐다. 그러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박수 칠 때 떠나는’ 선택을 내리게 됐다.
이상화는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며 “항상 ‘빙상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또한 “비록 스케이트 선수로서의 생활은 오늘로 마감하지만 국민 여러분들께 받은 사랑을 보답할 수 있게 개인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다. 그간 주셨던 많은 사랑과 응원 평생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며 살겠다. 그간 감사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