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공조2'가 한층 강력해져 돌아왔다. 시즌2의 메가폰을 잡은 이석훈 감독은 속편의 성공을 위해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이미 '임금님의 사건수첩'과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연출력을 입증한 그는 '공조2'로 속편 성공의 바이블을 이뤄냈다.
추석연휴 극장을 제패한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여기에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 영화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감독 이석훈/CJ ENM |
지난 2017년 1월 개봉해 781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둔 '공조1'의 속편으로,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5일만에 200만, 개봉 6일차에 334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독주 중이다.
메가폰을 잡은 이석훈 감독은 시즌2에 처음 합류했다. 전작이 흥행한만큼, 새롭게 합류하는데는 부담감이 따랐다. 개봉 전 스포츠W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이석훈 감독은 "한국에서는 시리즈 성공이 많지가 않았다. 최근에는 더욱 없었다. '범죄도시2'가 나와서 다행이긴 한데,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석훈 감독의 시즌2 합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시나리오부터 직접 쓴 감독은 전편에 검증된 배우들의 케미와 재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고자 노력했다.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진태네 집에 다시 모인 철령과 진태네 식구들, 새롭게 합류한 잭의 모습이 첫 촬영이었다.
"크랭크인을 2월에 하고, 집안 장면을 2~3월에 촬영해서 걱정했다. 일반적인 영화라면 촬영 초기에 함께 화기애애한 모습을 만드는게 어려운 작업인데 '공조1'는 굉장히 원활하게 촬영이 진행됐다. 배우들이 마치 어제 만났던 것처럼 반가워하면서 합이 잘 맞았다. 그 장면을 초반에 찍으면서 저는 오히려 안심이 됐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CJ ENM |
믿고 보는 배우들의 케미는 이석훈 감독을 든든하게 만들었다. "다니엘 헤니(잭 역)가 '나 빠른 82'라고 한다. 이것도 애드리브다. 유해진 선배님은 워낙 많이 하신다. 현빈(철령 역)씨가 다니엘 헤니가 와서 소외감을 느낄 때 유해진(진태 역)씨가 현빈씨에 말하는 장면이 있다. 저는 '야 이제 내 마음 알겠지?' 이런 것으로 설정했다. 그때 선배님께서 '야 너도 좀 버거워했었잖아 '라는 식으로 했다. 현빈씨가 짜증나는 식의 연기를 하는데 너무 좋더라(웃음). 놀라운 점은 유해진 배우가 애드리브를 잘하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그럴 때마다 현빈씨가 리액션을 잘해줬다. 정말 이게 케미구나 생각했다."
또한 이석훈 감독은 "장영남씨는 애드리브가 반이다. 계속 이어서 하신다. 끊을 수가 없다. 유해진 선배는 정해진 상황을 범위만 정해 놓고 그 안에서 마음대로 하신다. 장영남 선배님도 그런 식으로 자유롭게 하신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 윤아 씨가 술주정하면서 '내가 이 얼굴로도 애국을 하고 있는데 통일까지 나서야 하냐'고 하는 장면도 반이 애드리브다"며 웃었다.
다양한 소품 중 파리채를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석훈 감독은 "파리채 외에도 뽕망치 헐크 주먹처럼 생긴 장갑같은 소품, 또는 아예 파티 용품점 같은데서 액션을 해서 거기 있는 것을 다 활용해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파리채가 선택된 이유는 저의 취향일 수 있지만 다른 도구들은 너무 웃기기 위한 억지스러운 소품 같았다. 있을법한 액션을 하는데 맞는 사람은 굴욕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적당한 것을 촬영 마지막에 결정됐다. 파리채 구하기도 어렵더라. 일부러 도매상까지 찾아가서 구해오고 그랬다. 어쨌든 최종적으로 햇는데 그 상황에서는 하게 됐다. 보충촬영도 했다. 파리채가 날라오는 장면, 맞기 전에 얼굴이 떨리는 장면을 더 추가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CJ ENM |
가장 만족하는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한 뉴욕 도심 한복판의 총격전이다. 한국에서 미술팀과 VFX 효과의 도움을 받아 완성됐다. 실제 150미터 정도를 뉴욕 상점가를 만들고, 구할 수 있는 뉴욕에 있을 법한 차량을 배치했다.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기도 하다. "어릴 때 액션 영화 '다아하드' 시리즈 '더 락' 등을 보고 열광했었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한국에서 대규모 총격전을 벌이는 작품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다. 뉴욕 장면은 폭발도 일어나고 총격전도 대규모라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처음부터 준비를 철저히 했고, 가장 마지막에 촬영했다. VFX도 가장 많고 예산도 가장 많이 촬영됐다. 가장 만족스럽다."
반면 가장 아쉬운 장면은 10일 동안 촬영된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면 중 하나인 고공 액션 씬이다. 코로나19 기간 실제 오픈 전인 호텔을 빌려 상공에서 촬영했다. "촬영 허가도 힘들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섭외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것만 찾는데도 한참 시간을 허비했다. 다행이 공사중인 상황이었다. 오픈하기 직전에 촬영을 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했다. 촉박한데 날씨는 엄청 덥고 그늘은 없고 오픈 전 공사중인 건물이니 휴게 시설도 없고 화장실도 멀었다. 최근 아파트 천장에 인분이 있었다는 뉴스를 보고 공감이 갔다. 화장실을 가려면 너무 힘든 일이었다. 공사하는 분들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엘리베이터 한번 타려면 20분 기다리고 그랬다. 위험한 상황이다보니 집중을 계속 유지해야는게 힘들었다. 평지에서는 수많은 장비를 쓰는데 올리는 것도 할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그 위에서 7~80% 촬영했다."
앞서 현빈은 기둥 하나를 두고 총알이 빗발치는 총격씬 재촬영을 요청했다고 비화를 전한 바. 이석훈 감독은 현빈에 고마웠다고 했다. "그런 장면이 위험하다. 특효 세팅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 아침에 시작할 때 찍는다. 6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에 찍어서 오케이가 되는게 좋은데 그 두 번이 다 오케이가 한번에 안 나서 다 새로 찍게 됐다. 현빈씨가 그런 선택을 했었다. 그 장면에서 현빈씨가 숨은 기둥으로 빗발치는 파편이 튀는 장면이 GC가 아니라 진짜다. 그 사이로 표정 연기를 해야한다. 표정이나 이런 것들이 좋아야 하는데 사람이다보니 인상도 쓰고 눈도 감게 되고 했다. 초고속으로 슬로우 모션으로 찍다보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보니 다시 찍자고 했다. 제가 주장을 하면 저는 또 위험한 상황에 배우를 밀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지만, 배우가 주장을 하면 저는 오히려 부담이 없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이석훈 감독은 유해진의 액션 분량도 늘리고 싶었다. 이에 극 초반 한강 잠수교 액션 씬을 넣었다. "진태도 액션을 많이 했으면 했다. 진태는 코믹한, 드라마가 있는 액션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진태의 첫 등장을 재밌게 한다는 차원에서 후진으로 역주행 하는 차에 매달렸다가 사람을 구하고 범인은 놓치는 액션이다. 장소가 공개적인 장소였으면 했는데 광화문이나 청계천 같은 곳이 어려웠다. 그래서 한강을 택했다. 잠수교를 통제하고 이틀정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