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첫 출전서 이틀 연속 80타대 스코어로 컷 탈락...2년 만에 우승 경쟁 합류 '반전'
▲ 유지나(사진: KLPGT)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유지나(태왕아너스)가 '인생 라운드'를 펼치며 시즌 하반기 첫 메이저 대회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원, 우승 상금 3억600만원) 사흘째 경기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유지나는 24일 강원도 춘천 소재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쳐 중간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 공동 3위(잠정 순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무빙 데이' 일정을 마쳤다.
유지나가 이날 기록한 7언더파 65타는 자신의 정규투어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이자 이번 대회 현재까지 나온 18홀 스코어 가운데 가장 좋은 스코어다.
특히 2년 전인 2022년 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8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끝에 컷 탈락했던 유지나는 지난해 드림투어(2부 투어)를 거쳐 2년 만에 다시 출전한 이 대회에서 생애 최고의 라운드를 펼치며 정규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경쟁을 펼칠 기회를 메이저 대회에서 얻게 됐다.
▲ 유지나(사진: 스포츠W) |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유지나는 경기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오늘 운이 잘 따라줘서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짧게 답한 뒤 "계속 퍼트가 잘 안 돼서 스코어를 못 냈었는데 (오늘은) 샷도 많이 붙어주고 퍼트도 거의 기회가 오면 안 놓쳤던 것 같다"고 이날 자신의 플레이를 돌아봤다.
이날 자신의 인생 라운드를 펼친 사실을 알려주자 "진짜요?" "정말요?"라며 놀라워 한 유지나는 공식 연습때 이같은 좋은 스코어를 예상했는지 묻자 "공식 연습 때 날씨가 엄청 안 좋았다. 그래서 다섯 홀밖에 못 쳤다. 비도 오고 그래서 일찍 쉬자 해서 일찍 쉬었다. 재작년에 변현민 프로님이 코스를 도와줬다.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언니가 캐디를 해줬다"라고 말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유지나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변현민 프로와의 인연에 대해 묻자 유지나는 "제가 있던 에이전시의 선배님이시다. 재작년에 제가 공이 한참 안 맞고 이럴 때 언니가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줬다. 레슨도 해주고 캐디를 해줬었는데 그때 한 10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다가 예선 통과를 했었다. 근데 이제 한화클래식이 큰 시합이라서 언니가 또 (백을) 메었는데 그때는 잘 못했지만 언니한테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2년 전 첫 출전했던 한화클래식과 올해 두 번째 출전한 대회의 차이에 대해 유지나는 "재작년에는 러프가 너무 길어서 태어나서 처음 그런 러프를 쳐봤다. 근데 이제 아무래도 그러면서 경험도 쌓이고 러프에서 어떻게 쳐야 되는지도 많이 배웠다. 올해는 러프도 짧지만 그 경험 때문에 스코어를 수월하게 잘 만들어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K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상금 순위 98위에 머물며 지난 시즌 드림투어에서 활약한 유지나는 지난해 드림투어에서 1승을 포함해 5차례 톱10에 들며 상금순위 2위로 2년 만의 정규투어 복귀를 확정했다.
하지만 2년 만에 정규투어에 복귀한 유지나는 올 시즌 17개 대회에서 6차례만 컷을 통과하며 상금 순위 88위에 머물고 있다.
정규투어 복귀 시즌에 겪고 잇는 어려움에 대해 유지나는 "1부 투어 올라와서 (세컨드 샷에) 롱 아이언이 많이 잡히는데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서 스코어가 잘 안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투어 최대의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유지나는 남은 최종 라운드 운영에 대해 "내일도 일단 페어웨이를 미스하면 세컨드 샷 치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티샷에 최대한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며 "내일은 좀 '따박따박' 오늘처럼 오늘 생각을 많이 하면서 칠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 라운드가 남긴 했지만 골프 인생에 기억될 만한 인생 라운드를 펼친 유지나는 저녁에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어제 아빠랑 닭갈비 먹으려고 했는데 구워 먹는 걸로 잘못 먹어서 오늘은 철판 닭갈비 먹으러 갈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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