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폰푼(사진: 연합뉴스) |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6위에 그친 IBK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다크호스' 가운데 한 팀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아시아쿼터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폰푼 가르파르드(30·등록명 폰푼)가 있다.
V리그 여자부 사상 최초의 '외국인 세터'인 폰푼은 태국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다.
당장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태국이 한국 여자대표팀을 3-0으로 제압할 때 폰푼이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17일로 예정된 정관장과의 2023-2024시즌 첫 경기는 김하경을 선발 세터로 쓰지만, 이후에는 폰푼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일단 (훈련 때) 맞췄던 대로 개막전은 (김)하경이로 출발한다. 그렇지만 (김하경이) 안 된다면 곧바로 투입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명 세터 출신인 김 감독은 폰푼이 공격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세터라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본인이 경기를 끌어가는 세터가 아니라, 공격수를 끌어주는 세터다. 그래서 공격수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단 폰푼이 V리그 적응을 마치면, 완전하게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역 시절 '외국인 세터'로 이탈리아에서 활약했던 김 감독은 같은 처지인 폰푼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본인이 잘할 수 있는데 그걸 감독이 막으면 안 된다고 본다. 선수 기량을 보고 데려왔는데 억지로 우리 팀에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하는 건 좋아도, 한국 배구에 대해 아래로 내려다보는 식으로 하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랑이 감독'다운 면모도 보였다.
폰푼은 "자신 있는 플레이는 속공이다. 관중들에게 어서 보여주고 싶다"면서 "팀원과 함께 열심히 해서 순위를 차근차근 올리고 싶다. 최소 3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세터는 공격수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이제까지 V리그 여자부에 외국인 세터가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폰푼은 일본과 루마니아, 폴란드 등 다수의 해외 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IBK기업은행 동료들의 성향과 공격 패턴을 파악해 최대한 활용하는 게 '아시아 최고 세터' 폰푼의 과제다.
폰푼은 동료들과 호흡을 완전히 맞추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한 달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개막이 얼마 안 남았으니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 지금까지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씩 맞춰가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태국이 최근 국제 무대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둔 비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폰푼은 "열심히 뛴 덕분이다. 한국이랑 붙을 때마다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뛰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