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송강호 "'비상선언' 대중영화로서 갖춰야할 미덕은 완벽해"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3 12: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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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비상선언'은 대중영화로서 갖춰야할 미덕은 완벽하다."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의 5년만 신작이다. 지난 2021년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은 가운데, 개봉 하루 전날 사전 예매량 21만장을 돌파했다.

언론 시사 후 송강호가 스포츠W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공식적으로 한 번 개봉이 연기됐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연기돼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작품 소개돼 떨리고 기대도 많이 된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주)쇼박스
 

송강호는 '비상선언'에서 인호로 분했다. 인호는 28000피트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항공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이다. "직업의식이 분명히 존재한다.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다. 인간적으로 비행기 안에 사랑하는 와이프가 타고 있는 것에서 오는 절박함. 이것이 뒤섞이는 것이다. 솔직히 직업의식보다는 인간적인 절박함이 먼저 앞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사 팀장으로서의 의무감도 나와야 하고 용기도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지점이 뒤섞인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살인의 추억'과 유하 감독의 '하울링' 이후 세번째 형사 캐릭터지만, 극의 소재부터 달랐기에 캐릭터의 성격도 달라졌다. "재난 중심에 있는 형사다. 딜레마가 점철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직업의식으로 시작됐지만 고통스러워하고 절박함이 베어나오는 것이 이전의 형사 캐릭터들과 다른 것 같다."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과는 '우아한 세계', '관싱'에 이어 세번째 호흡이다. 감독은 '비상선언' 제의를 10년 전에 받았다고 밝혔던 바. 영화는 코로나19로 팬데믹 현상을 겪으며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재난영화가 됐다. 재난을 다루는 영화는 많았지만, '비상선언'은 한 단계 뛰어넘어 '인간애' 메시지를 전한다. 송강호가 '비상선언'을 택한 이유다.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는 한국 뿐만이 아니라 할리우드에도 많다. '비상선언'이 재난을 통해서 관객들에 얘기하고 싶은 지점이 흥미로웠다. 재난은 당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생활 하다보면 크고 작은 일을 겪게 된다. 그때 어떻게 대처하고 우리가 그 상황을 이겨내는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대본이 가지고 있더라. 그런 지점들이 너무 깊이있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 스틸/(주)쇼박스

한재림 감독과의 호흡을 묻자 송강호는 남다른 신념을 가진 점을 높이 샀다. "개인적으로 제가 8살 많다.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우아한 세계' 때도 놀란 지점이 젊은 친구인데 열정이나 뚝심이 놀라웠다. 영화를 통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걸 이뤄내기 위해서는 집요하게 파고든다. 예술가로서도 자연인으로서도 제가 나이가 더 많지만 배울점이 많다. 몇 번 작품 의뢰를 받을 때마다 느끼는 게,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지점을 이야기하나 궁금하다. 사극이든 뭐든 소재를 뛰어넘는 감독만이 가진 철학적인 세계관이 분명히 있다. 보고 배우는 점도 많다. 늘 기다린다. 그래서 반갑다."

'우아한 세계', '관상' 때와 달라진 지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재촬영 관련 일화를 전했다. "지금은 재촬영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우아한 세계' 때는 재촬영을 많이 했다. 8번을 재촬영했는데 다 좋아지더라. 그 전에도 다 좋았는데, 재촬영하는게 일취월장하게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만 나온다면 8번이 아니라 80번이라도 재촬영하겠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근데 그게 세월이 지나면서 감독의 내공이 된 것 같다. 이제는 촬영할 때 모든 내공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경험치에서 오는 내공도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도 겪고 고민도 많았겠지만 그 모든 것이 내공으로 작용한 것 같다."

송강호는 '생활연기'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한재림 감독 시나리오의 섬세함과 더해져 또 하나의 '송강호 표 소시민' 캐릭터가 탄생했다. 송강호는 "곰국부터 시작해서 중년의 남자, 한 집안의 가장,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켜켜히 쌓아가며 인호라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전달해 준 것 같다. 저의 디테일이 아니라 감독님의 섬세함이다"고 공을 돌렸다.

극 중 인호가 휴대전화나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장면은 소소한 웃음 포인트다.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님이 코믹한 대사를 쓰지 않는데, 절묘한 일상에서 오는, 그런 지점들이 있다. 처음에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유머랄까. 틈새를 노리는 대사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본에 있었다. 우리 삶도 비극 속에서 해프닝이 있는 단면이다. 인호의 웃지 못할 유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가장 일상적인 것 같다. 그 속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나는 웃음이든, 의도한 웃음이 아니라 일상적인 자연적인 웃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좋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주)쇼박스

인호는 형사팀장으로서 지상에서 비행기에 탄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범인에 대한 정보와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격전을 벌이는 등 활약한다. 극 중 인호가 절뚝거리는 장면은 실제 부상을 입은 것이다.

"실제 추격전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카 액션은 오히려 대비를 잘 해서 굉장히 안전 장치를 마련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담을 뛰어넘는 씬에서 메트가 깔렸는데도 약간 방심을 했던 것 같다. 제가 절뚝거리는 부분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 다쳐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붙은 것 같다. 팀장이니까 젊은 형사가 아니니까 그게 자연스럽게 나왔다. 실제 병원도 다녀왔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비상선언'을 보면 추격전이나 차 사고 장면 등, 카메라 구도나 몰입도를 높이는 사운드 같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하지 않나. 종합예술과 예술의 미덕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카메라의 필터도 첫 장면부터 쨍한게 아니라 다큐 느낌이 난다. 그런 디테일을 찾아보는 게 관전 포인트인 것 같다"고 짚었다.

지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인호를 통해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을까. 송강호는 "항공기는 기차와 배와는 다른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재난 자체가 가진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지상에서는 마음은 절박하지만, 손 쓸수가 없다. 모든 딜레마가 인호를 통해서 표현되길 원한 것 같다. 그런 지점이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송강호는 "마지막 인호의 모습을 관념적으로 표현한 느낌도 있다. 어떤 것이 이 작품이 추구하는 모습으로 남겨질 것인지 많이 고민하신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으로 끝내야, 희망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비상선언'은 대중영화로서 갖춰야할 미덕은 완벽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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