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비상선언'은 제작 당시 역대급 스캐팅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재림 감독을 수장으로,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완벽한 앙상블을 이뤘다.
송강호는 "너무 좋았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전에 같이 했던 안했던, 그분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각자 맡은 역할로 앙상블을 이루는 것은 굉장히 반갑고 설레기도 하다. '비상선언'에서 만나는 장면은 많지 않지만, 같은 작품을 위해서 각자 혼신을 쏟는다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주)쇼박스 |
하지만 항공기 테러라는 특성으로 비행기 안에서 호흡한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과 지상에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강호, 전도연, 박해준은 거의 만나지 못한다. 송강호는 비행기 씬 촬영장에 방문하기도 했다. "비행기 세트 짐볼을 구경하기도 했다. 저는 지상에만 있는게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병헌씨를 비롯해 김소진씨 등 너무 고생하면서 찍었더라. 실제 몸이 묶여서 카메라랑 같이 촬영감독이 돌았다. 육체적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운 촬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잘 녹아서 화면에 웅장하면서도 리얼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참 좋다."
'비상선언' 공개 후 호평 세례를 받은 바. 특히 예고편부터 메인 빌런임을 예고한 임시완의 새로운 얼굴에 호평이 쏟아졌다. 송강호는 임시완의 데뷔작 '변호인'에서도 함께 했던 바. 그는 "'범죄도시2'에 손석구씨가 계시면 '비상선언'에는 임시완이 있다"고 극찬했다.
"임시완씨가 지금 굉장히 칭찬을 받고 있다. 어제도 제가 문자를 보냈다. '대견스럽다. 너무 잘해줬다'고. '범죄도시2'에 손석구씨가 계시면 우리는 임시완이 있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굉장히 훌륭한 연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변호인' 때부터 남달랐다. 재능과 태도는 그때부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도연, 이병헌과는 전작에서 호흡했던 바. 하지만 이병헌과는 딱 한번 만난다. 이병헌의 제의로 성사된 만남이다. "실제로 처음 시나리오에는 만나지도 않는다. 병헌씨가 아이디어를 내고 한번쯤은 만나야 하지 않냐고 제안했다. 한재림 감독님이 그렇게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그렇게해서 한번이라도 보게 되는 지점이 있다. 원래 시나리오 초고에는 만남이 없어서 상막했다. 지금은 서로 눈빛으로 '수고했다' '감사하다' '고맙다' 라는 눈빛으로 교감한다. 이병헌의 멋진 아이디어였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 현봉식 스틸/(주)쇼박스 |
특히 후배 형사로 함께 호흡한 현봉식에 대해서는 "극 중 이름을 봉식이라고 해도 잘 어울리겠다면서 현장에서 웃고 그랬다"고 했다. "저는 그 전부터 팬이었다. 많은 작품들 속에서 저보다 나이도 많아보이고 도대체 누굴까 궁금했는데 저보다 한참 어리다. 그 친구 굉장히 착하다. 좋은 친구고 동물들 사랑하고 반려견도 많다. 그가 가진 인품은 외모적인 모습과 많이 다르다. 또 만나고 싶은 배우다(미소)."
그러면서 송강호는 "너무 다 훌륭한 배우들이 많았다. 승객들로 나오신 배우분들도 계신다. 이분들이 각자의 역할들을 훌륭하게 해주셔서 영화 전체가 잘 살지 않았나 싶다. 승객들로 나온 모든 배우들이 첫번째로 박수 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고 모든 출연 배우들에 노고를 치하했다.
송강호는 지난 5월 '브로커'가 제 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작으로 초청, 한국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팬데믹이 끝난 후 극장의 활성화에 앞장섰다. 하지만 '브로커'의 흥행 성적은 예상과는 달리 조저했다. 2개월만의 신작 '비상선언' 흥행 부담감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브로커'는 좀 아쉽긴 하지만 '비상선언'과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 영화다.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은 해외 판매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작가주의 색체가 강한 작품이다보니 많은 대중들과의 소통의 지점에서 아쉬운 지점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비상선언'은 많은 대중과 소통과 교감을 목표로 준비한 영화다. 흔히 제작비를 얘기하지만 그걸 떠나서 그 수많은 분들이 십년의 기획이다. 10년 전부터 태동이 되서 본격적으로 한 게 3년이다. 오랜 시간동안 준비한 작품이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인 작품이다보니 그에 따른 긴장감이 있는 것이다. 부담감이 아니다. '브로커'는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그런 지점의 영화라 예상 가능했던 작품같다."
▲영화 '비상선언' 인호 役 송강호/(주)쇼박스 |
'비상선언'은 10년 전부터 기획됐지만, 실제 비슷한 일이 선박에서 일어났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2020년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해당 크루즈 선박은 여러 나라에서 입항거부를 당해 20여일동안 바다에 고립됐다.
송강호는 "배랑 기차 같은 경우는 정박도 가능하고 물자 운송이 가능하다. 역에서 정차를 할 수 있는 지점이 이지만 비행기는 한 번 뜨면 내릴 수 없다는 지점이 절망적이고 공포감이 더한다. 무엇이든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상과 항공기 내에서의 사람들의 심적인 고통이 잘 표현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들을 연기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지만, 지상에서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하는 인호. 송강호는 "저도 비행기를 가끔 타지만 두려운 지점들이 있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든 한번씩은 생각이 드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비행기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제작한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재난에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모습,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절묘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하는게 관건이었다. 저는 분명히 희망을 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가치를 발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지점이, 극장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만족도가 굉장히 크다"고 했다.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도 '비상선언'이 그리는 모습 중 하나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래도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으로서의 이성적인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 무엇일까가 그런 지점을 통해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반응은 전 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사람이라서 취해야할 마음과 행동에 대한 생각을 차분하게 해보게 됐다. 사람이다보니 약할 수 있다. 근데 무엇보다도 강한 게 사람인 것 같다. 강함이 해결의 힘을 가져서가 아니라 자신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을 분명히 갖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재난을 해쳐나가는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재난을 겪고 삶에서 수 많은 어려움이 닥칠 때, 해결보다는 내가 얼마나 강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제 개인적으로 스스로가 행복해 질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것 같다"고 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