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대한컬링경기연맹이 황당한 선거 무효 사태로 연맹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 하게 됐다.
컬링연맹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벨로드롬경기장 내 동계종목회의실에서 진행된 제9대 컬링연맹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94명 중 78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37표를 득표한 대한카누연맹 회장 출신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컬링연맹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회장선거 무효 공고를 게시했다.
컬링연맹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인단 구성 과정이 잘못됐다며 뒤늦게 선거 무효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한 선거인 후보자 가운데 추첨으로 선거인을 정해야 하는데, 선거인 후보자를 먼저 추천한 뒤 사후에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았다는 것.
선거인 후보자 명부와 선거인 명부를 작성하는 것은 선관위의 역할로, 선관위는 20일 오후 회의를 열어 선거 무효를 결정했다.
선관위는 낙선한 후보 측에서 선거인 후보자 추천 명단 작성 과정이 잘못됐다는 이의를 제기한 이후에야 "선거인 추첨 과정과 선거인 명부 확정은 선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절차이고,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컬링연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사무실이 폐쇄되고, 성탄절·신정 연휴 기간이 겹쳐 추첨 전까지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 기한을 선거인 추첨일 다음 날(1월 3일)로 연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컬링연맹이 지난 2016년 9월에도 선거로 초대 통합 회장을 선출했으나, 자격 없는 선거인단이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대한체육회는 이듬해 6월 컬링연맹 회장 인준을 취소했다. 이후에도 컬링연맹은 60일이 지나도록 신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고, 결국 2017년 8월 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돼 모든 권리와 권한을 상실했다.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던 컬링연맹이 또 다시 황당한 선거 무효 사태로 표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