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연합뉴스 |
'트렁크'는 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과 '화랑' 등을 집필한 박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해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미스터리 멜로를 완성했다. 김규태 감독은 "연출 제안을 받은 작품이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당혹스러웠다. 재밌고 소설적이고 문학적인데 극중 인물들의 심리나 관계가 쉽게 간파가 되지 않았다. 점차 이들의 심리나 공감대가 쌓이는 것이라 연출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서현진, 공유 배우가 비슷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간제 결혼'이라는 소재에 대해 감독은 "처음 들었을 때 조금 자극적이지 않나 생각하실 수 있다. '트렁크'에서는 가짜 속에서 진짜 사랑을 찾는 주제적인 부분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매개점이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 배우 서현진/연합뉴스 |
또 미스터리 멜로 장르를 연출 주안점에 대해 감독은 "독특한 스타일을 갖춘 미스터리 멜로를 추구했다. 살인사건이라는 사건적인 미스터리보다는 극 중 인물의 심리적인 미스터리에 치중하고 방점을 찍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멜로와 감정선, 저들의 구원 서사에 재미와 감동을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서현진은 기간제 결혼을 매칭해주는 회사 NM의 소속 직원 노인지를 연기했다. 그는 "감독님과 반대로 선뜻 한번에 이 감정이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직접적으로 써 있지 않고, 행간이 길고 여백이 많다. 누가 하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아서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노인지를 "소라게 같은 여자"라고 소개한 서현진은 "딱딱한 집을 지고 다닌다. 말랑말랑한 내면을 외피로 잘 숨기고 다니는 것 같다"며 "선배님과 감독님을 많이 믿었다. 대본을 최대한 숙지하고 현장에서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 받았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 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 배우 공유/연합뉴스 |
한정원을 연기한 공유는 "원작의 기획의도가 좋았다.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다른 결로 보는 관점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오해영'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같아서 좋았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이어 "본능적으로 이 아이(한정원이)가 너무 딱하다고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연민의 감정으로 시작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됐다. 정원은 어릴 적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느낌으로 본인만의 성에 갇혀 사는 인물이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이루고 악몽에 시달리는, 정서적으로 피폐한 삶을 사는 안쓰러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인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에 더 안쓰러움이 느껴졌다"고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서현진은 공유에 대해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생각하는 게 서로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노력이 필요 없었다"고 했다. 공유는 "'오해영'을 너무 재밌게 본 사람이다., 현진씨 연기를 눈앞에서 보고 싶었다. 팬심으로. 회사가 같다고 해서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다. 연기나 표정, 눈빛도 실제로 보면 너무 설레일 것 같았다. 저희가 매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이 생겼다. 저희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할 때 내가 속으로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더라. 이래서 '트렁크'라는 드라마를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찰떡 호흡에 기대감읖 높였다.
공유의 전처 이서연을 연기한 정윤하는 "주제와 소재가 시사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남녀가 느끼는 관점의 차이, 그런 것들을 조명할 기회를 '트렁크'가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공 선배님, 현진 선배님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저를 써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실존하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단순하기보다 감정이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 배우 정윤하/연합뉴스 |
특히 조이건은 배우 중 막내다. 현장에 갈 때마다 낯설고 두려웠는데 선배님들이 한번도 짜증을 내지 안으셨다. 감독님은 저한테 눈높이 교육을 많이 시켜주셨다. '지호는 웬지 모르게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느낌이 어려워서 그걸 표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의문의 인물 엄태성을 연기한 김동원은 "개인적으로 독특한 설정, 요소들이 되게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끝에는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전 아직도 전 세계 시청자라는 말이 신기하고 낯설다. 각국의 다양한 분들이 재밌게 시청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 배우 조이건/연합뉴스 |
이날 김규태 감독은 서현진, 공유와의 호흡에 5분이 넘는 시간동안 극찬을 쏟아냈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저는 정말 복이 많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두분은 연기 고수들이다. 굉장히 초심, 진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서로를 계속 배려하고 격려해주면서 하모니가 나왔다. 굉장히 사랑스러운 커플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현진 배우는 이 작품이 묘한 톤앤 매너를 지니고 있는데 감독으로 영감을 받았다. 이 작품의 톤앤 매너를 제시하고 있었다. 인지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 심리와 행동이 되게 이중적이다. 극한의 경지까지, 몰입해서 에너지를 뽑을 수 있을까 감탄하는 씬들이 있었다. 단조롭게 그려진 부분들을 서현진 배우가 입체적으로 그려줬다"고 칭찬했다.
공유에 대해서는 "공유 배우의 아우라, 결핍이 있는 인물이 어울리나 생각했다. 이렇게 나올 수도 있구나. 정원이라는 대본상의 인물이 업그레이드 되고 좋은 결로 덧대진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잘 즐기고 잘 놀고, 극 중 인물에 100% 이입이 되는 과정이 유려한 배우다. 연기톤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과하지 않고 리얼한 부분들이 보여졌다. 순수미 자연미가 있고 기교와 테크닉은 크지 않게 보여지는데 그게 되게 고수의 모습이 보였다. 감정의 농도들을 측정하게 되는데, 그걸 본인이 정확하게 해석하고 표현한다.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농도측정을 따로 하더라. 화면상의 미묘한 농도를 조절하고 디테일하게 했다"고 극찬했다. 여기에 감독은 "왜 공유 공유하는지 알겠더라"라고 강조했다.
신예 조이건, 김동원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김규태 감독은 "지오 역과 태성 역은 비슷한 시기에 오디션을 봤다. 애초에 작가님이 생각했던, 그렸던 이미지가 아니었다. 변형이 일어난 캐스팅이었다. 지오는 묵직하고 마초적인 연하남의 이미지였다. 태성은 꽃미남 스타일의 순수한 미소년을 그렸었는데 이 두 배우를 보고 나서 두 배우의 매력에 빠져서 생각이 바뀌고 캐릭터의 변형이 일어난 케이스다. 남자인 제가 봐도 독특한 느낌의 매력이 있고, 묘한 매력이 있었다. 동원 배우는 묘한 4차원의 느낌이 있었다. 태성을 연기할 때 연기를 보는 게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11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 배우 김동원/연합뉴스 |
정윤하는 조이건과의 호흡에 "똑같이 신인이지만 저는 중고 신인이다. 조이건 배우 자체로 본인의 색이 있다. 그것을 조금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하는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이끌어주셔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조이건은 "촬영 당시에는 호흡이 좋다고는 못 느꼈는데, 나중에 되돌아보니 제가 불편했던 호흡들이 지오를 연기하기에 좋았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서현진은 "굉장히 두분이 배짱이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현진은 "결혼의 가치에 도전하는 드라마는 아닌 것 같다. 연애나 관계를 맺었을 때 좋은 감정도 있지만 심연에 있는 감정도 있다. 그게 얽히고 설켰을 때 서로 죽이고 살리고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기간제 결혼제도는 장치로만 쓰였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렁크'는 11월 29일(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