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미웠던 골프 그만 하려 한다" 은퇴 소감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10-05 10: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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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나연(사진: 지애드스포츠)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골프 스타 최나연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최나연은 5일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지애드스포츠를 통해 은퇴에 즈음한 소감과 함께 그 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과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은퇴소감문'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골프선수 최나연 입니다. 최근, 저는 어려웠던 고민 끝에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라는 인사로 글을 시작한 최나연은 "저는 지금이 제가 은퇴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고, 그동안 한치의 부끄러움과 후회없이 없이 열심히 선수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은퇴를 결정하는 고민의 시간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저를 위해 또 한번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인생의 전부였던,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미웠던 골프를 그만 하려고 합니다."라고 은퇴 결정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부터는 저의 또다른 두번째 인생을 신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라며 "지금까지 제가 받은 사랑과 응원을 기억하며 앞으로는 여러분들에게 저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라고 은퇴 이후의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2004년 고등학생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KLPGA 투어 'ADT 캡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프로로 전향한 최나연은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뒤 2008년부터 활동 무대를 미국 LPGA로 옮겼고, 2010년 LPGA 투어 최저타수상인 '베어 트로피'와 상금왕을 수상했고, 2012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하는 등 미국 무대에서 9승을 거뒀다.  아마추어 시절 경력까지 포함해 한국과 미국의 프로 무대에서 총 15승을 수확한 최나연은 2015년 이후로는 LPGA에서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고, 2017년 허리 부상 이후로는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애드 스포츠 측은 최나연이 오는 20일부터 오크밸리CC에서 개최되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그동안 홈투어로 활동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와 이별 할 예정이며11월 11일부터 열리는 KLPGA"SK쉴더스 · SK텔레콤 챔피언십 2022" 에서 18년 선수생활의 최종적인 마지막을 알릴 예정이라고 전하는 한편, 최나연이 은퇴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나연이즈백'은 물론 다양한 방송활동과 레슨행사 등을 통해 골프팬들과 활발히 소통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래는 최나연의 은퇴소감문 전문 
“이미 당신들은 위대하고 대단한 선수들 입니다”

안녕하세요. 골프선수 최나연 입니다.
최근, 저는 어려웠던 고민 끝에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16세에 프로로 데뷔하여 KLPGA에서 3년간 투어생활을 했고, 세계무대인 LPGA 투어로 진출하여 투어프로 생활을 한지 벌써 18년이 되었습니다.
19세에 낯선 미국땅에 도전하여 선수생활을 하면서, 어느덧 20대를 보냈고 이제 곧 35세가 되네요.

우승을 하며 행복했던 시간도 많았지만 때로는 너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이건 선수라면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목표를 세우고 늘 꿈을 향해 달려가던 제가 이젠 다음 미래를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모든 선수에게는 ‘은퇴’라는 결정의 시기가 찾아옵니다.
저는 지금이 제가 은퇴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고, 그동안 한치의 부끄러움과 후회없이 없이 열심히 선수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은퇴를 결정하는 고민의 시간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저를 위해 또 한번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인생의 전부였던,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미웠던 골프를 그만 하려고 합니다.
많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또 많이 그리울 것도 같지만, 이제부터는 저의 또다른 두번째 인생을 신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더욱 큰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하니 큰 응원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제가 받은 사랑과 응원을 기억하며 앞으로는 여러분들에게 저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동안, 제가 꿈을 키웠던 수많은 무대를 만들어주신 LPGA와 USGA 그리고 KLPGA, KGA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18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주신 SK텔레콤과 대방건설을 비롯해, 한곳한곳 말씀못드려 죄송하지만 함께했던 모든 후원사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립니다.
또한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저를 응원해주신 전세계의 많은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대회 출전을 위해서 어디를 가던지 그곳에 계신 많은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은퇴를 결정하고 나니 해외생활을 하면서 외국선수들을 많이 사귀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어가 익숙하지 못했고 낯가림도 있고 여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해외 동료선수들과의 관계는 늘 뒷전으로 미뤄졌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동료들이자 친구였던 만큼 앞으로는 멀리서 꼭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누구 보다도 이 길이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알기에 그들에게 마냥 힘내라는 말 보다는 가끔은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존재인지 아껴주고 사랑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미 당신들은 위대하고 대단한 선수들 입니다”

끝으로, 제가 많이 힘들고 지칠 때 멀리에서도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한없이 큰 응원을 보내준 나의 소중한 친구들,
함께 경쟁을 하면서도 아낌없는 조언과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동료선수들 및 선배선수들 그리고 저와 코스 안팍을 함께 누비며 동고동락한 팀원들 너무 감사했고,
이 모든 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저의 커리어를 절대 이뤄내지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언제나 지금까지 한결처럼 제가 잘 할거라 믿고 응원하며 많은 희생을 한 나의 가족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다시 한번,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최나연 프로필>


[통산우승 - 15회]
2004   KLPGA ADT캡스 인비테이셔널
2005   KLPGA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2006   KLPGA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
2007   KLPGA 신세계배 KLPGA 선수권
2009   LPGA 삼성 월드 챔피언십   /   LPGA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2010   LPGA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2011   KLPGA 한화금융 클래식  /   LPGA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2012   LPGA US여자오픈   /   LPGA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   KLPGA 스윙잉스커츠 마스터즈
2015   LPGA 코츠 골프 챔피언십   /  LPGA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주요기록]
2004년 생애 첫 우승 “KLPGA ADT캡스 인비테이셔널” (아마추어신분)
2005년 KLPGA 데뷔 및 프로신분 첫 우승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2008년 LPGA Q-토너먼트를 통해 미국 무대 데뷔
2009년 LPGA 데뷔 후 첫 우승 ‘삼성월드챔피언십’
2010년 LPGA 상금왕 / 평균타수 1위
2012년 LPGA US여자오픈 우승
2015년 LPGA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마지막 우승)
2022년 LPGA 22시즌을 끝으로 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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