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아이유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이하 EDAM/이담) 측이 '티켓 암행어사 제도'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티켓을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암표상'을 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9일 아이유 소속사 측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먼저 소속 아티스트 아이유(IU)의 2024 월드투어 서울 단독 콘서트(이하 ‘서울 단독 콘서트’) 티켓 예매 관련해 당사의 과도한 소명 절차로 인하여 피해 받으신 당사자 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티켓 암행어사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종합] '티켓 논란' 아이유 측 "암행어사 제도 개편"...환영받지 못하는 이유/EDAM엔터테인먼트 |
먼저 소속사는 '부정 티켓 거래 관련 방침(암행어사 제도) 포상제 폐지'를 약속하며 "당사는 ‘부정 티켓 거래 관련 방침(암행어사 제도)’에 대한 ‘포상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습니다. 이어 부정 거래 및 프리미엄 티켓 예매 관련에 대해서는 내부 모니터링 팀을 더 강화하겠습니다. 혹여라도 소명 절차가 발생할 경우, 기존의 과도한 소명 절차 대신 아래 안으로 개선하겠습니다. △금전적인 거래가 오가지 않은 티켓 예매 사례(예시: 가족 및 지인 간 대리 예매 시도)의 경우, 부정 거래로 간주하지 않겠습니다. △추후 국내 공연 티켓 예매 오픈 이전, 모든 공식 채널과 티켓 예매처 사이트를 통해 공지하는 ‘부정 티켓 거래 방침 안내’ 내용에 소명 절차를 안내하겠습니다. △개편된 고지에 따라 소명 절차를 간소화함은 물론, 부정확한 소명 기간 요구로 팬분들께서 심적 부담을 느끼시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티켓 수령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도 개선한다. 소속사 측은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이 어려운 대상자의 경우, 직계존속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및 주민등록등본으로 본인 확인 후 티켓 수령 가능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 측이 '티켓 암행어사 제도'를 개선하게 된 것은, 최근 아이유의 팬이라는 A씨가 지인의 도움을 받아 티켓을 예매한 후 친구가 대신 입금한 점이 '불법 티켓'이라는 의혹을 받은 후 여러 차례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당일에 공연을 관람할 수 없었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기 때문이다. A씨는 공연 전까지도 여러 차례 소명했고, 당일에 티켓 수령을 하려는 순간 또 다시 '대리 티켓팅' 문제로 인해 티켓사로부터 제지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관람하지 못한 티켓 조차 환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공식 팬클럽에서 영구 제명됐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소속사 측은 지난달 3일, 공연 이전·이후 상황들을 나열하면서 "A씨에게 본인 확인 절차 후 티켓 수령하는 단계 중 또 다시 대리 티켓팅이 문제가 돼 티켓을 받지 못했고 본인의 추가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입장을 전하며 이같은 이유로 아이유 공식 팬클럽 '유애나'에서도 A씨가 영구 제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인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팬 A씨께서 응대 과정부터 이번 공지까지 불쾌함을 끼쳤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한다. 이른 시일 내 원만히 합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A씨의 좌석을 소속사 측에서 지인에게 양도했다는 의혹이 일은 것이다. 소속사 측은 "당시 공연장 내에 DVD 촬영용으로 카메라들이 다 있어서 혹시 몰라 입장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파일을 돌려가며 그 자리를 봤다. 우선 오프닝 때랑 초반까지는 그 자리가 비어있었고, 이후 1부에서 2부가 시작될 때 쯤 어느 분께서 앉아 있었다. 당사는 그 티켓을 어디에 팔거나 넘기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메뚜기'처럼 (A 씨 자리에) 앉은 게 아닐까 추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설득력은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화장실을 가거나, 이동할 때마다 자리 확인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공연장에서, 특히 아이유 같이 전석 매진 공연에서 메뚜기 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가는 것이 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공연 및 스포츠계에서 일명 '암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임영웅, NCT 등의 콘서트 티켓은 원가의 몇 십배로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 제시, 사기까지 성행하며 정부에서도 암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통상 선착순으로 표를 예매하건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업자를 잡겠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로 인해 불법적으로 표를 취득하는 암표상은 더욱 성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세대에 폭 넓게 사랑받는 대중가수 중 한 명이다. 덕분에 그의 콘서트장에는 유치원생부터 노년층까지 폭 넓은 연령층이 관객들로 함께 한다. 이에 아이유 소속사 측은 이번 일의 사안을 단순하게 보고 있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아이유 콘서트와 관련한 피해자들의 증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는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부모 자신의 이름으로 티켓 사이트를 가입, 정작 자녀의 티켓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돼 콘서트를 관람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아이유 같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먹고 사는 아티스트의 소속사가 티켓을 잡아준 부모를 '대리' 취급했다는 점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내 가수의 공연을 정가로 보는 것이지, 본인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라는 것이 아니다. 또한 티켓팅 도움을 준 가족, 친구, 지인 등, 즉 '용병'을 대리로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애당초 실제 용병이 '대리'라는 생각은 팬들은 하지 않는다. 팬들이 말하는 '대리'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선 취득해 터무니 없는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암표상, 불법 티켓 업자를 말한다. 이들이 주로 티켓을 판매하는 곳은 티켓베이 등의 티켓 거래 사이트다. 하지만 '티켓 암행어사 제도'는 애꿎은 팬들만 피해를 입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팬들을 위한 대처 방안은 없는 것이다. 또 팬들과 대중이 원하는 바는 A씨의 자리에 앉은 사람이 소속사와 무관하고 그가 메뚜기를 뛰었다는 점을 소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소속사 측은 "아티스트를 향해 언제나 큰 응원 보내주시는 팬분들께도 심려 끼치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또한 이번 일로 당사에게 실망하고 마음 아팠을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사과를 전합니다"라며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커녕, 함께 의견을 나누고 홍보에 앞장 섰을 소속사 아티스트에게 사과해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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