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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사진: 릴리아 아브로모바 유튜브 채널 캡처)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자신의 금지약물 복용(도핑) 검사 샘플 재조사 요청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핑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소트니코바는 12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많은 언론은 내가 약물 복용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고 언급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6일 러시아의 인플루언서인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에 관한 주제로 인터뷰에 임하던 도중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난 두 번째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 받지 않았다"고 밝혀 크나큰 후폭풍을 낳았다. 징계는 받지 않았지만 도핑 사실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었고, 실제로 많은 언론이 이 발언을 '도핑 검사 양성 판정 시인'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 당시) 도핑 샘플에 긁힌 자국이 있었고, 그들(세계도핑방지기구 혹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이 발견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샘플 훼손 흔적에 관해서도 "운송·보관 담당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자신의 검사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 아닌 샘플을 담은 용기에 문제가 있읐음을 지적한 발언이 와전됐다는 것.
소트니코바는 "누구도 내게서 중요한 것들을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며 "소치 올림픽, 시상대에서의 감동, 울려 퍼졌던 러시아 국가, 팬들의 응원과 전율, 조국을 위해 뛰면서 느꼈던 감정, 이 모든 것을 놓치지 않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편파 판정 논란 끝에 김연아(은퇴)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대회가 폐막한 이후 판정 논란에 이어 도핑 논란에도 휘말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12월 성명을 내고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28명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하면서 문제의 선수 28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러시아 언론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독립위원회를 이끄는 캐나다 법학 교수리처드 맥라렌의 보고서에 소트니코바의 이름이 포함된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소트니코바의 도핑 샘플에서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이는 샘플을 열었거나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후 이듬해인 2017년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정보원인 그레고리 로드첸코프가 "소트니코바가 러시아의 대대적인 도핑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IOC에 통보했다"고 전해지는가 하면 러시아의 도핑 행태를 폭로한 맥라렌 독립 검사 위원장도 "소트니코바의 도핑 검사 당시 용기에 흠집을 내고 대체한 약물에 대한 타당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소트니코바는 금메달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소트니코바가 도핑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소트니코바 재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IOC가 대한체육회 요구를 받아들여 재조사에 나선다면, 2014년 수집한 소트니코바의 1, 2차 샘플을 다시 들여다볼 전망이다. IOC의 재조사에서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을 박탈할 수도 있고, 소트니코바에게서 박탈한 금메달은 은메달리스트였던 김연아에게 전달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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