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호주 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
오사카는 26일(현지시간) ‘호주 오픈’ 우승 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그랜드슬램에서의 경기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오사카는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2위)에 세트스코어 2-1(7-6, 5-7, 6-4)로 승리하며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2회 연속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란 꿈이 있었다”는 그는 “이런 꿈을 가질 때마다, 나는 어떻게든 그것을 이뤘고, 가끔 이게 굉장히 이상한 순간이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값진 우승이었으나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사카는 결승에서 1세트를 먼저 가져간 후 2세트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이르렀다. 단 한 포인트만 남겨둔 상황에서 그는 연달아 서브에서 실수를 하며 고스란히 세트를 내줘야 했다.
“어떤 후회도 없기를 바랐다”며 당시를 회상한 오사카는 “2세트 이후 재정비하지 않으면, 결승을 되돌아 봤을 때 분명 울거나 다른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에서 경기하는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며 “지난해 나는 16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 결승에 올랐고,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답했다.
▲ 사진 : 호주 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
결국 3세트에서 오사카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세트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소 과격하게 감정을 드러냈던 그는 3세트에서 다시 차분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사카는 “가끔 이처럼 에너지를 낭비하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며 “이번에도 코트에서 그와 같은 생각을 했다. 오늘 3세트처럼. 말 그대로 모든 감정을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 3세트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가 수행해야 할 것들에 집중했다”며 “큰 리액션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끝에 이르자 얼마나 대단한 일이 벌어졌는지 실감했고, 결국 다시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격양된 감정을 회상했다.
불과 1년 전 오사카는 갓 ‘톱 50’에 입성하고 그랜드슬램 8강 진출을 이루는 ‘라이징 스타’였다. 그러나 그는 단 1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며 남녀 통틀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사실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답한 그는 “아마도 다음 토너먼트에서 1위 옆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뭔가 느껴질 것 같다. 지금은 그것보다 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 사실이 더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날 오사카는 2014년 대회 챔피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리나(중국)에게서 우승 트로피를 수여 받는 감동적인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오사카는 “그가 이곳에 올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정말 놀랐고, 조금 울고 싶었지만 포디움에서 울고 싶지는 않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리나가 수여하는 트로피를 받을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