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오사카, “우승-세계 1위, 실감나지 않는다”

마수연 / 기사승인 : 2019-01-28 10: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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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호주 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호주 오픈(총상금 6천 250만 달러, 약 499억 5천만원)’에서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백투백 우승’을 달성한 나오미 오사카(일본, 세계랭킹 1위)가 꿈 같은 우승 소감을 전했다.


오사카는 26일(현지시간) ‘호주 오픈’ 우승 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그랜드슬램에서의 경기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오사카는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2위)에 세트스코어 2-1(7-6, 5-7, 6-4)로 승리하며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2회 연속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매 세트마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접전 끝 승리한 오사카는 대회 우승과 세계 1위 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이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란 꿈이 있었다”는 그는 “이런 꿈을 가질 때마다, 나는 어떻게든 그것을 이뤘고, 가끔 이게 굉장히 이상한 순간이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값진 우승이었으나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사카는 결승에서 1세트를 먼저 가져간 후 2세트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이르렀다. 단 한 포인트만 남겨둔 상황에서 그는 연달아 서브에서 실수를 하며 고스란히 세트를 내줘야 했다.


“어떤 후회도 없기를 바랐다”며 당시를 회상한 오사카는 “2세트 이후 재정비하지 않으면, 결승을 되돌아 봤을 때 분명 울거나 다른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에서 경기하는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며 “지난해 나는 16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 결승에 올랐고,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답했다.

 
▲ 사진 : 호주 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결국 3세트에서 오사카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세트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소 과격하게 감정을 드러냈던 그는 3세트에서 다시 차분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사카는 “가끔 이처럼 에너지를 낭비하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며 “이번에도 코트에서 그와 같은 생각을 했다. 오늘 3세트처럼. 말 그대로 모든 감정을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 3세트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가 수행해야 할 것들에 집중했다”며 “큰 리액션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끝에 이르자 얼마나 대단한 일이 벌어졌는지 실감했고, 결국 다시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격양된 감정을 회상했다.


불과 1년 전 오사카는 갓 ‘톱 50’에 입성하고 그랜드슬램 8강 진출을 이루는 ‘라이징 스타’였다. 그러나 그는 단 1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며 남녀 통틀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사실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답한 그는 “아마도 다음 토너먼트에서 1위 옆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뭔가 느껴질 것 같다. 지금은 그것보다 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 사실이 더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날 오사카는 2014년 대회 챔피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리나(중국)에게서 우승 트로피를 수여 받는 감동적인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오사카는 “그가 이곳에 올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정말 놀랐고, 조금 울고 싶었지만 포디움에서 울고 싶지는 않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리나가 수여하는 트로피를 받을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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