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때도 못 이뤘던 2부 승격…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기적'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23-04-25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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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계선수권 3부 리그 5전 전승으로 우승
김도윤 감독 "2부 리그 잔류를 위해 '재미없는 하키' 불사"
▲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경기 종료를 울리는 버저가 울리는 순간,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2부 리그 승격을 이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골리 허은비를 향해 달려갔다.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한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빙판을 녹일 만큼 뜨거웠다.

한국은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 그룹 B(3부 리그) 카자흐스탄과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한국은 4승 1연장승, 승점 14로 우승을 차지하고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 그룹 A(2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아이스하키계 안팎에서는 이번 한국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기적으로 바라본다.

대학교팀은커녕 중·고등학교 팀조차 하나도 없고, 실업팀이라고 해봐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인 수원시청 단 하나뿐인 열악한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라서다.

여자 대표팀은 연습 때 상대할 여자팀이 없다 보니 남자 중학생들과 경기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2부 승격에 실패했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드디어 결실을 봤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걸음마 수준이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평창올림픽을 1년 앞둔 2017년에서야 처음으로 3부 리그로 승격했다.

올림픽을 경험하며 성장한 선수들은 2018년과 2019년 대회 모두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하며 2부 승격은 이루지 못했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저변이 약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에 치명타가 됐다.

2020년과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했고, 실업팀이 단 하나뿐인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강제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1승 4패로 6개국 가운데 5위에 그쳐 다시 고배를 마셨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여자 아이스하키 부활을 위해 지난해 8월 김도윤 수원시청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평창올림픽 당시 코치로 여자 대표팀을 지도했던 김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일찍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점을 살려 경기가 열린 광교 아이스링크에서 수도 없는 훈련을 소화했고, 파워 플레이(페널티 퇴장으로 인한 일시적 수적 우세 또는 열세) 상황을 승부처로 삼고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덕분에 이번 대회 파워 플레이 상황에서 득점(7점)은 6개 출전국 가운데 가장 많았고, 반대로 우리가 파워 플레이를 허용한 상황에서는 단 2점만을 내주는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전략적으로 철저하게 준비한 감독과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대표팀을 떠난 선수들의 복귀, 그리고 여자 아이스하키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수원시청의 존재 덕분에 우승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2부 승격은 어려운 여건에서 이뤄졌다.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당시까지만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다.

스폰서가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가운데 회장이 바뀐 협회의 넉넉한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 직원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대회를 치렀고, 선수단은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이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목표는 '2부 생존'으로 바뀌었다.

내년 4월 열릴 예정인 대회에서 최하위에 그치면 1년 만에 다시 3부 리그로 돌아와야 한다.

김도윤 감독은 "무조건 잔류가 목표지만, 정말 쉽지는 않다. 수준 자체가 달라서 전술도 다 바꿔야 하고, 한 팀만 잡고 최하위를 피한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비에 치중하는 전술을 짜서 이른바 '재미없는 하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리빌딩', 혹은 '세대교체'라는 말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저변이 얕다.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15명이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선수인 여자 대표팀은 이들과 베테랑의 신구 조화가 과제다.

김 감독은 "허은비 골리를 비롯해 이은지 선수, 김태연 선수까지 이들이 한국 하키의 미래"라고 했다.

대회 내내 골문을 지킨 허은비(코네티컷대)는 2003년생이고, 공격수 이은지(분당대진고)는 2005년생, 수비수 김태연(캐나다 로스시네더우드고)은 2006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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