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가 오는 8월 극장에서 개봉한다.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본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인 여공들의 삶과 노래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이원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 사진=시네마 달 |
20세기 초, 일제의 강제 침략으로 조선의 경제는 무너졌고, 10대 조선 소녀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돈을 벌러 떠났다. 전 세계의 면 산업을 주름잡던 일본 오사카의 방적 공장에서 일하게 된 조선의 여공들은 일본인 여공들에 비해 열악한 대우와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먹을 것이 없으면 일본인들이 ‘호루몬’이라 부르며 쓰레기로 버렸던 육류의 내장을 구워 먹었고, 글을 몰라 서러운 일을 당하면 스스로 야학을 열어 한글 공부를 했으며, 노동의 고단함은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부르며 이겨냈다. 이렇듯 영화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재일코리안 1세대 여성들의 강인한 삶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올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영화에 대해 “결국 조선인 여공들의 삶은 피해의 역사만이 아니라 당당한 역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디아스포라 영화제 상영 당시 한창욱 프로그래머는 “그들은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던, 아니, 제 권리뿐만 아니라 타인의 권리까지 염려하던 목소리를 함께 낸다. 바람에 의기양양하게 흔들리는 빨간 댕기가 그 목소리를 말없이 드러낸다”고 평했다.
이원식 감독은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이민 1세대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에 관한 이야기이며, 동시에 지금 이 시대 우리 세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금도 전 세계에는 침략과 전쟁, 그리고 그로 인한 분쟁과 가난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공개된 ‘조선인 여공의 노래’ 티저 포스터는 먼 곳을 바라보며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서 있는 여공들의 뒷모습을 담고 있고, 특히 여공들의 등에서 휘날리는 붉은 댕기가 눈길을 끈다. 조선인 다운 치마저고리 차림에 방적 공장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앞치마를 두른 그들은 두 발로 선 채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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