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맷값 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들어서는 최철원 대표(사진: 연합뉴스) |
대한체육회가 '맷값 폭행 사건'의 가해 당사자로서 지난해 연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에 대한 인준을 최종 거부했다.
1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최철원 당선인에 대한 인준 불가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공문을 받았. 대한체육회는 공문에서 임원 결격 사유란에 '사회적 물의'라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체육회에 당선인에 대한 인준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하 협회의 임원 인준 절차는 통상 하루 이틀 사이 마무리되어왔으나 최 당선인의 인준 문제는 쉽게 결론이 나지 못했고, 2개월 가까이 결정이 미뤄져왔다.
최 대표가 2010년 '맷값 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고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는 과정에서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치권에선 반사회적·비윤리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이 체육단체장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최철원 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산하 협회장에 대해 인준을 거부한 전례가 없는 데다 선거 절차상에도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인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뤘던 것.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계 폭력 추방과 스포츠 인권 강화에 대한 사회적 기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특히 최근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기류가 더욱 더 힘을 얻자 결국 최 당선인의 인준 거부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준을 거부 당한 최 당선인은 앞으로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거나 스스로 사퇴하는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자진 사퇴할 경우 아이스하키협회는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