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민 [KOVO 제공] |
프로배구 여자부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22·정관장)이 차세대 공격수로서의 전망을 밝혔다.
박혜민은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3득점(공격 성공률 52.17%)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가 1, 2세트 5득점으로 부진할 때 박혜민이 6득점으로 화력을 지원했다.
정관장으로서는 주포 이소영이 올해 4월 어깨 수술을 받고 아직 복귀하지 않은 터라 박혜민의 활약이 특히나 반갑다.
정관장은 이날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31점),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20점), 정호영(14점), 박은진(12점) 등의 고른 활약으로 세트 스코어 3-2(21-25 26-28 25-22 25-7 18-16)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박혜민은 "(2세트가 끝났을 때) 감독님이 '이거 너희 실력 아니니까 자신 없는 표정 짓지 마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더 정신을 차리고 파이팅했다"고 돌아봤다.
선배 이소영의 자리를 맡는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혜민은 "원래라면 멘털이 약해서 빨리 무너졌을 것 같은데, 지금은 비시즌 때 연습했던 것이 차곡차곡 잘 쌓여있어 불안하지 않다"면서 "연습한 대로 보여드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의 맞춤형 조언도 도움이 됐다.
고 감독은 신장 181cm로 그리 크지 않은 박혜민에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똑똑한 배구'를 주문했다고 한다.
박혜민은 "연습할 때 제가 세게 때리려고 하면 '너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똑똑한 배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면서 "(공으로) 기교를 잘 부리는 언니들을 보면서 따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IBK기업은행 황민경,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의 플레이를 참고한다며 "민경 언니는 공을 가지고 노는 게 진짜 좋으시더라. 수비에서는 정원 언니 것을 많이 보면서 제 거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뚝뚝한 고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약간 '츤데레'(무심한 척 챙겨줌) 스타일이시다. 어떻게 말씀하시든 좋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마친 고 감독은 "박혜민의 기량이 올라왔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면서도 "아직 (세트가) 나쁜 공까지 때릴 정도는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블로킹 9개를 포함해 26득점을 합작한 정호영, 박은진에 대해서도 "(현대건설) 양효진, 이다현에 못지않은, 국내 최고의 미들 블로커 라인"이라면서 역시 "아직은 부족하다. 위치를 잡는 것이나 상대를 읽는 눈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