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16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약하며 프로 통산 8승(KLPGA투어 7승, JLPGA투어 1승)을 거둔 '달걀골퍼' 김해림(삼천리)이 '은퇴 경기' 첫 날 라운드를 상위권에서 마쳤다.
김해림은 24일 경기도 용인시 88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경기를 마쳤다. 선두 임진영(대방건설, 5언더파 67타)과는 4타 차.
컷 통과는 물론이고 우승 경쟁도 펼칠 수 있는 위치다.
▲ 김해림(사진: KLPGT) |
경기를 마친 김해림은 동료 선수들, KLPGA 관계자들, 그리고 스폰서사인 삼천리 임직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식에서 KLPGA 김순희 수석 부회장, 이영미 KLPGA 투어 대표 등으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각종 기념품을 전달 받으며 환한 미소를 유지하던 김해림은 동료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하는 순간에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1989년생으로 올해 35세인 김해림은 2007년 KLPGA투어에 데뷔, 341개 대회에 출전해 메이저 2승(KB금융 스타 챔피언십 2연패)을 포함해 7승을 거뒀고, 통산 34억원이 넘는 상금을 획득했다.
특히 그는 데뷔 9년 만인 지난 2016년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 대회를 3년간 연속 제패하는 위업을 이루기도 했다.
김해림은 또 2017년에는 JLPGA투어 사만사 타바사 걸즈 컬렉션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그가 거둔 프로 통산 8승 가운데 유일한 해외 투어 우승 경력을 만들기도 했다.
김해림의 업적은 그가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선수로서 철저한 무명의 시간을 이겨내고 이룬 업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김해림(사진: 스포츠W) |
은퇴식 직후 기자회견에 임한 김해림은 은퇴식에 참여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지난 겨울) 전지훈련 갔을 때 삼천리 주니어 선수들이랑 갔는데 주니어 선수들의 육성에 대해서 조금 호감이 갔다."고 밝힌 뒤 "그리고 또 상반기 플레이를 하면서 '나는 이제 경쟁력이 떨어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나의 우승은 멈췄지만 코치로서의 그 우승의 감격의 순간을 계속 느끼고 싶다라고 생각을 해서 코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승을 8번 하고 그 감정 그 느낌을 많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억을 최대한 빨리 다시 되살려서 코치로서의 그 같은 우승의 느낌을 느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에 대해 "10승을 하려고 목표를 세웠는데 그거를 못 이룬 거는 너무 아쉽다"면서도 "아쉽지만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다행인 것 같다."고 밝혔다.
코치라는 제2의 인생을 선택한 김해림은 "골프를 잘한다기보다는 골프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 선수를 키워내고 싶다."며 "(골프를) 잘하면 너무 좋겠지만 인성도 좋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선수를 키워내는 게 제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회견 말미 이번 대회를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김해림은 "우승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까 후반 치면서 '나 왜 이렇게 잘 치지?'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오늘 은퇴 때문에 이 자리에 있지만 마지막 날도 이제 우승자로서의 이 자리에 다시 한 번 오고 싶다."는 말로 아직은 내려놓지 않은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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