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성장세에 칭찬 잇따라…"천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 GS칼텍스 세터 김지우 (히타치나카=연합뉴스) |
프로배구 GS칼텍스는 최근 일본 전지훈련에서 기대주 한 명을 발굴했다.
2005년생인 프로 2년 차 세터 김지우(18)다.
김지우는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서 열린 일본 V리그 히타치 아스테모 리바레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짧은 구력에도 베테랑 같은 노련함과 정밀한 토스로 공격을 지휘하고 있다.
팀원들은 김지우에 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팀 간판 공격수 강소휘는 "주문하는 대로 토스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천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며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GS칼텍스는 최근 주전 세터인 안혜진이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전력난에 시달렸지만, 김지우가 활약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김지우는 기존 세터인 김지원(21), 아시아쿼터 선수인 소라야 폼라와 함께 새 시즌 주축 세터로 활약할 전망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지우에 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흥국생명에 수련선수로 입단한 무명 선수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엔 방출됐다.
차상현 감독은 김지우의 방출 소식을 듣고 직접 영입에 나섰다. 차 감독은 "김지우는 고교 시절 남다른 재능을 자랑했던 유망주였다"라며 "기회를 많이 받는다면 수준급 세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차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김지우는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가대표인 김지원과 출전 시간을 양분할 정도다.
18일 히타치나카시 리바레 아레나에서 만난 김지우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라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방출 통보를 받고 실업팀 입단을 준비했는데, GS칼텍스의 연락을 받고 매우 기뻤다"라며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충남 아산 출신인 김지우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에 입문했다.
그는 "어머니가 어렸을 때 배구 선수의 꿈을 키우다 집안 사정으로 이루지 못했고, 결혼 후 아버지와 함께 배구 동호회 활동을 하셨다"라며 "부모님을 따라 동호회 배구 경기를 보다가 매력을 느껴 선수 활동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부모님은 김지우에게 큰 버팀목이었다. 힘들 때마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지우는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내가 이뤄드리고 싶었다"라며 "수련선수지만, 흥국생명에 입단했을 때 매우 기뻐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V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돼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어머니는 방출 통보를 받은 그날, 날 위로해주시며 '다른 길도 많다'고 격려해주셨다. 어머니도 속상하셨을 텐데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어른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꼭 성공하겠다"라며 "엄마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