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우영우(박은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법무법인 한바다에 입사하며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과 신입 변호사 최수연(하윤경), 권민우(주종혁), 그리고 송무 팀 이준호(강태오)와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
박은빈은 "각자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이 모였었다. 남다른 팀워크에 도움이 많이 됐다. 태오는 수용적인 태도를 가진 친구다. 의견을 청하는 편이고 감독님의 섬세한 디렉팅이나 파트너로서 얘기하는 것들을 기꺼이 받아주는 편이라 좋은 장면을 같이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호흡 소감을 전했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 役 박은빈/나무엑터스 |
앞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이하 '브람스'), '연모' 속 로맨스와 '우영우'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박은빈은 "'브람스'는 클래식컬한 템포를 맞춰갔다. '연모'는 서사가 깊은 애틋한 로맨스였다. '우영우'는 감미료 같은 느낌이었다. 영우에 있어 사랑이 정말 정면돌파하는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성장에 사랑이 포함된 것이다. 큰 줄기는 '나'로만 이뤄진 세상에서 '나와 너'로 이뤄진 세상으로, 서로를 포용하게 되는 이야기다.영우의 로맨스는 감미료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영우는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의뢰인을 만나며 세상과 소통하며 성장해나갔다. 그렇기에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자신의 친모 태수미(진경)에 한 대사가 큰 울림으로 남았다.
"우영우는 흰고래 무리에 속한 외뿔고래와 같다고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간다는게 굉장히 큰 울림을 주는 대사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우가 이 모든 감정을 '뿌듯함'이라고 자각하는 모습이 좋았다. 우영우 자체이기도 했지만, 우영우의 친구이자, 우영우의 부모의 마음이라면 이럴까하는 박은빈으로서는 뿌듯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 役 박은빈/나무엑터스 |
'우영우' 촬영 7개월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시기였다. 박은빈은 촬영장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안전에 신중을 기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스스로를 억압하며 단절된 삶을 살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기질적인 성향도 있고 어릴 때부터 책임감이 어릴 때부터 투철했다. 제가 해야할 몫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연기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특수했다. 2020년때부터 '브람스' '연모' '우영우'까지 세 작품을 하면서 도시락을 계속 먹었다. 제가 없으면 촬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일 수 있어서 더 신경쓴 면이 있다."
하지만 오로지 연기를 위해서만 사는 사람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렇게 옥죄면서 사는 사람은 아니다. 나름 숨구멍도 있다. 제 균형감을 잘 알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 충족하고 배출할지 잘 맞춰서 살고 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면서 저에 관련해 정보의 포화상태를 겪다보니 사실이 아닌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제가 연기를 위해 구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저 나름대로의 균형 속에서 재밌게 잘 살아가고 있다. 저를 성인(聖人)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 役 박은빈/나무엑터스 |
'우영우'가 끝난 후 박은빈은 캐릭터의 스위치를 끄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굉장히 압축적인 희노애락을 몇 개월 안에 겪어내야 했다. 한 캐릭터를 끝내면 소진돼 있거나 100으로 차 있다. 인간 박은빈으로 돌아가기 위해 잘 비워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와 나 자신을 구별할 줄 알게 돼 건강한 자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박은빈에 '우영우'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그는 "그동안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어느 것이 더 아픈 손가락이고 애착이간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은 맞지만, 2022년에 큰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요 근래에 인생 캐릭터라고 칭해주시는 캐릭터를 줄줄이 만나고 있다. 다음 단계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 특별히 더하거나 덜하거나, 그런 의미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우영우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폐인과 함께 생활하는 한 관계자의 손편지를 받은 기억을 떠올린 박은빈은 "자폐인과 함께 생활하고 계시는 한 관계자분께서 손편지를 보내주셨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미디어 매체에서 왜곡돼 왔던, 어두운 부분만 강조가 됐던 실상을 벗어나서 자폐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미디어에서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편지였다. 편지를 주신 분이 모두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그분의 편지를 받고 진심으로 감사했다. 표현은 못했지만. 적어도 누군가에 상처주지 않기를 바랐다. 그 방향이 옳은 길이라고 해주셔서 좋았다"도 덧붙였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 役 박은빈/나무엑터스 |
'우영우' 최종회에서는 영우가 회전문을 혼자 통과하며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 박은빈은 "'뿌듯함'으로 엔딩을 닫았지만, 그 장면을 촬영 후 수많은 촬영을 마쳐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16회까지 약 7개월간의 내외부적인 부침을 딛고, 완성해 낸 제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우영우' 7개월이 행복했다. '우영우' 팀 같은 경우는 B팀이 없었다. 오로지니 A팀으로 구성된 어벤져스 팀이었다. 믿음이 가는 선장님인 감독님. 한바다 팀까지 좋은 시간이었지만 내적으로는 부침이 심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도와줄 수 있는게 많이 없었다. 결국에는 제가 해내야하는 것들이다. 고독할 때가 많았다. 스위치가 꺼지지 않고 다음 씬과 다음 날 것을 외워야 하는 일상의 반복, 이렇게 번아웃이 오나 싶은 순간도 있었다. 제 한계를 시험해본 시간들이었다. 마지막에는 드디어 끝났구나 싶었을 때 오랜만에 느껴본 감정이 불쑥 올라왔다. '내가 결국 해냈구나' 속시원한 성취감보다는 안도감 플러스 고독함이 느껴졌다.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제작사 측에서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지만, 박은빈은 다시 한 번 고민한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분들에 사랑을 받은만큼 그 기대를 부응하려면 제가 '우영우'에 투입될 때보다 더 큰 결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물상자 안에 잘 넣어놨는데 지금 열어야 한다면 훼손되는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지금 당장 시원한 답변을 드릴 수 없지만 다시금 어렵게 고민해야하는 부분같다."
특히 박은빈은 '우영우'가 끼친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그는 "인식개선, 현실타파 이런 거창한 꿈을 가지고 살지 않았지만, 배우로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신중해야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많은 관심은 도의적 책임이 느껴지는 일인 것 같다.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부디 이 작품이 종영된 이 시점부터다 중요한 것 같다. '우영우' 신드롬이라고 이름 붙여주신만큼 좋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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