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nN 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하우픽쳐스)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김혜수)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8.2%, 최고 20.1%를 기록, 전국 가구 기준도 평균 16.9%, 최고 18.8%를 기록,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드라마 '슈룹' 무안대군 役 윤상현/호두엔터테인먼트 |
'슈룹'에는 누가봐도 어진 세자의 자질을 가진 첫째, 까칠하지만 카리스마 있고 강단 있는 듬직한 둘째,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해맑은 긍정이 셋째,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항상 고민이 많은 넷째, 호기심 많고 엉뚱한 파괴 손 다섯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중전 화령의 아들들이 나온다. 그 중 셋째 해맑은 금쪽이로 분한 윤상현은 종영 후 스포츠W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시원섭섭하다. 좋은 현장에서 좋은 배우 스태프들과 같이 했는데, 못본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데뷔작이라 걱정했는데 좋게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드라마를 떠나 보내는 심정을 전했다.
윤상현은 '슈룹'의 셋째 무안대군을 오디션을 통해 만나게 됐다. 오랜만에 젋은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 궁중물인만큼 오디션도 오랫동안 진행했다. "지난해 5번 정도 오디션을 봤다. 근데 최종적으로 떨어졌다. 촬영 중간에 연락을 받았다. 공석이 됐다고 하면서. 그때 테스트 촬영까지 마치고 가장 늦게 합류했다."
'슈룹'은 어떤 배우라도 탐낼 만한 작품이었다. 윤상현은 최종까지 올라갔지만 떨어졌다가 두번째 기회를 얻은 것이다. "두번째만에 어렵게 얻은 기회다. 엄청 초조했다. 그때도 파이널로 두 명까지 올라갔다. 현장 가서 분장까지 다 하고 카메라 테스트까지 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쁨도 있었지만 걱정이 많았다. 제가 욕심이 많은 타입은 아닌데 정말 어렵게 다시 얻은 기회인 만큼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
윤상현은 무안대군을 "금쪽이 중에 금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군들 중 화령의 속을 가장 많이 썩이는 금쪽이라 할지라도 미워보이지 않길 바랐다. "무안이는 긍정적이다. 맑고 해맑다. 미성숙하고 어리숙하고, 생각도 짧지만 화령에 사랑을 많이 받는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금쪽이 중에 금쪽이다. 너무 사고를 많이 친다(웃음). 화령의 속을 많이 썩이니까 너무 미워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나쁜 애는 아니다. 너무 순수하고 미성숙해서 그런 행동이나 말투가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 밉지 않고 귀여워 보였으면 했다."
▲드라마 '슈룹' 무안대군 役 윤상현/tvN |
사실 '귀엽고 러블리한 모습'은 감독의 디렉이기도 했다. 무안대군과 싱크로율이 50%라고 말하는 윤상현은 "무안대군의 긍적적인 마인드는 저와 닮았지만 항상 텐션이 높다는 점은 달랐다. 저는 말을 많이 많은 편이 아니다. 초월(전혜원)이한테 하는 대사들은 제 나름대로 진지하게 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상남자같다고 하셨다. 러블리해야 한다고. 그때는 조금 힘들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윤상현은 첫 촬영을 앞두고 8회까지의 대본을 미리 받았다. 그의 첫 씬은 대선배 김혜수와의 호흡이었다. "데뷔작인데 너무 대선배님하고 첫 씬에 하게 돼 그 부분을 가장 신경썼다. 무안데군 캐릭터가 보여지는 장면이다. 그때 준비를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실제 촬영 때는 천천히 적응해가면서 감독님, 선배님들께 맞춰가면서 편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모친이자 중전으로 분한 김혜수는 '슈룹' 공식 SNS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슈룹'에 남다른 사랑을 보이며 홍보를 펼쳤다. 특히 대군으로 등장하는 신예 배우들과 생일 케이크 인증샷을 올리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상현은 "선배님은 왕자들 모두를 잘 챙겨주셨다. 저희 대군들끼리 선배님 생일 축하를 하자고 약속하고 직접 신사에 가서 케이크도 제작하고, 카페에 모여 편지를 써서 드린 기억이 있다. 선배님께서 대군들만 밥을 따로 사주셨었다"고 에피소드도 전했다.
배우 문상민(성남), 유선호(계성), 박하준(일영)과는 대군들로 함께했다. 첫 촬영부터 감정씬이었다. "5회 초에 세자가 아파서 누워있을 때 문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씬이었다. 처음부터 감정을 써야하는 씬이라서 힘들었다. 왕자들이랑은 빨리 친해지려고 많은 시도를 했다. 가장 먼저 친해진 사람은 하준이였다. 워작 동생인데도 성숙하고 속도 되게 깊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었다."
▲드라마 '슈룹' 무안대군 役 윤상현/호두엔터테인먼트 |
무안대군은 설명부터 '날파람둥이'라 쓰여있다. 세자 배동선발 2차 복시 때는 탈락한 일영대군과 심소군(문성현)을 데리고 궁 담을 넘었다. 또 세자 경합을 위해 궁 밖으로 내보냈을 때는 관상을 보고, 자신의 첫사랑 초월과 하룻밤을 보냈다. 무안대군은 노발대발하는 중전에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어마마마를 무서워하지만 할말은 하는 성격이었다.
"심소군이랑 일영대군이랑 같이 궁 밖에 나가는 것은 진짜 주책맞았다고 생각한다(웃음). 그 장면 촬영할 때도 노는 느낌도 나서 신났다. 신기한게 정말 많았다. 흑염소도 있고, 옛날 물건들도 있어서 구경하면서 재밌게 촬영했다. 연기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무안대군으로 살아있으려고 노력했다. 관상을 보는 씬에서는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패러디 대사를 해야했다. 그게 부담되고 어려웠다. 그때 관상가 선배님(정규수)이 많이 도와주셨다. 선배님께 제가 도움을 요청했고, 좋다고 해주시는 부분들을 찾아가면서 촬영했다. 너무 감사했다(미소)."
장난스럽고 가벼운 성격이지만, 첫사랑 초월에는 지고지순한 순정파였다. 초월과의 하룻밤의 결과는 일명 '가족의 탄생'이었다. 극 중 관상가는 무안대군에 관운은 없으나 여복이 있다고 했다.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이 금은주옥 보다 귀한 것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언했다. 아마 두 여성 중 한 명은 초월이고 한 명은 그의 딸 아라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윤상현은 '슈룹'을 통해 간접적으로 육아 체험도 했다.
"사실 저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연기를 잘해서 덕분에 몰입도 잘 됐다. 실제 촬영장에 아이가 세명이 있었다. 잘 웃는 애기, 잘 자는 애기, 잘 우는 애기가 있었다. 촬영하면서 저희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 나중에 여쭤보니 다행이 저는 편하게 키웠다고 하시더라. 나는 괜찮았구나, 무안대군과는 다르구나' 생각했었다(웃음)."
▲드라마 '슈룹' 무안대군 役 윤상현/tvN |
초월로 분한 전혜원과는 첫 만남부터 웃통을 벗었다. "첫 만남부터 상당히 발그레하면서 촬영했다. 촬영 막바지에는 많이 호흡을 맞췄다. 그때는 많이 친해져서 좋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만나면 좋겠다 생각했다. 초월이와 있을 때는 무안대군으로 있다보니 달달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대군들이랑 장난끼 있고 우애넘치는 모습이었다면 여기선 정말 사랑꾼 면모가 나온 것 같다."
윤상현은 데뷔작부터 너무 좋은 촬영 현장을 경험했다. 또래들과 호흡하기도 하고, 김혜수, 김해숙, 최원영, 김의성 등 대선배들과도 호흡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었다. 그는 "저한테 현장은 아무런 경험이 없는 상태로 가다보니 예전에는 꿈만 같은 곳이었다. 그곳을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꿈 같은 시간이었다.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발판이 됐다. 너무 좋은 발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배님들과 촬영하면서 저도 모르게 성장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보안해야 할 지점부터 내려놔야 할 것들을 많이 느낀 현장이었다.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도 조금 아쉽기도 하다. 대비마마(김해숙)는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뭐 하나라도 얻어가려고 현장에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멀리서 보는 모습이 어쩌면 짝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16회에서 선배님 마지막 촬영을 직관했다. 대사를 하시는데 그 에너지에 엄청 놀랐다. 또 또래들과 촬영하면서는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길을 가는 형, 동생들을 만나서 너무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스무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윤상현은 17살 때 재미로 연기학원을 다닌 것을 계기로, 입시도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본격 소속사 미팅을 진행하던 중 지금의 소속사와 만났다. "배우는 다양한 삶을 살 수 있고 그런 모습을 시청자들에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인 것 같다. 처음 지금의 소속사와 연락이 닿았을 때는 저보다 부모님이 더 놀라워하시고 좋아하셨다. 제가 정말 이 소속사에 들어올 수 있는지도 몰랐었다. 어릴 때 본 '일지매'가 제 인생 첫 드라마였다. 6살 때 봤는데 10번은 본 것 같다. 그 작품을 보면서 사극을 하고 싶었는데 '슈룹'으로 했고 심지어 데뷔작이다. 올해는 정말 행복한 한해였던 것 같다. 올 한해로 인해 내년, 내후년도 더 좋아졌으면 한다."
▲드라마 '슈룹' 무안대군 役 윤상현/호두엔터테인먼트 |
윤상현은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밝은 에너지와 함께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자신의 자신감의 원천은 '열정'이라는 그는 "저는 나름 진지한 편이다. 연기에 있어서는 진심인 편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무안대군은 가벼운 스타일의 캐릭터였지만 제 고민 끝에 나온 표현이다. 조금 더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요즘 '재벌집 막내아들'과 '탑건2'를 재밌게 보고 있다. 아주 빠져서 보고 있는데 멜로 보다는 스릴러, 양면성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윤상현은 최우식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슈룹' 마지막 촬영 끝나고 기분이 싱숭생숭 했었다. 종방연 하고 회식도 했었다. 회식 때 서이숙 선배님께서 저보고 '짝패' 때 최우식 같다고 해주셨다. 제가 정말 최우식 선배님을 좋아하고 '짝패'도 좋아하는데 그 말에 얼굴이 정말 시뻘게지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칭찬 들었을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