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 썬더(김우빈/목소리 김대명)가 현대를 담당했다. 최동훈 감독은 김우빈과 '도청'이라는 작품을 준비하다 무산됐다. 건강 상의 문제로 함께 할 수 없었지만 건강을 되찾은 후 김우빈과 '외계+인'을 함께 했다. 최동훈 감독은 "고독한 가드를 잘 해낼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가드는 외로운 존재다. 믿음직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6년전에 '도청'을 하려고 만났는데 그게 엎어졌다. 김우빈씨한테는 안정감 같은 게 느껴진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같다. 정말 젠틀한데, 안에는 강한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가드가 가장 맞다고 생각했다."
▲영화 '외계+인' 1부 최동훈 감독/케이퍼필름 |
김우빈의 로봇 액션에 대해서는 "저도 영화 촬영 전에 궁금했다. 이걸 배우가 직접 하는 건지, 3D로 작업하는건지. 김우빈 씨는 쫄쫄이를 입고 수 많은 마크 효과를 두고 촬영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또 감독은 "외계 비행선과 로봇이 싸우는 엘리베이터 같은 공간은 총 3개를 만들어서 싸우기 전, 중간 단계, 문이 박살난 버전으로 3개를 옮겨다니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외계인이 아닌 썬더의 목소리는 배우 김대명이 분했다. 사실 썬더의 목소리는 촬영이 끝나갈 때까지 찾지 못했던 바. 현장에서는 감독이 김우빈과 무전기로 대화하면서 촬영했다. 감독은 "썬더가 사랑스러운 생명체처럼 받아들여지길 원했다"고 했다. "김대명씨는 저보다 목소리가 한 옥타브는 높지 않을까 생각든다. 사랑스러운 생명체이길 바랐고, 아이와 정신 연령이 금방 맞을 수 있길 바랐다. 촬영 중에 안수현 PD가 김대명씨를 추천했다. 현장에 나와달라고 부탁했다. 현장에서 직접 해주는 순간 정말 '찾았다'고 느꼈다. 녹음실 와서 후반작업 때 촬영한 것만큼 에너지를 써줘서 너무 감사했다."
▲영화 '외계+인' 1부 최동훈 감독/케이퍼필름 |
현대 시간대에서는 영화의 시작이었던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우주선, 그 안에서 걸어나오는 외계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가드, 썬더와 외계인이 싸우는 대규모 액션 씬에는 실제 서울 종로 거리를 실감케 하는 간판과 지명이 등장해 리얼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실제 서울 거리라고 느꼈으면 했다. 그런 친숙한 모습들이 보여지길 원했다. 실제 카메라로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 거리를 촬영했다. 차로 달리면서 찍고, 그 기본 영상에 효과를 입혔다. 지하 주차장 씬은 어울리지 않은 공간에 덩치 큰 비행선이 들어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성남에 있는 시내버스 주차장이다. 그 영화 찍기 위해 양해를 구해 버스 100대를 빼고, 우리 차로 다 채웠다. 3일동안 준비하고 촬영은 단 하루만에 이뤄졌다."
처음으로 아역배우와도 호흡했다. 가드, 썬더가 키우는 아이(최유리)는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캐릭터다. "어린 배우와 작업한 적이 없어서 호흡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 어린 배우로 취급하지 말자는게 결론이었다. 최유리 배우와 호흡하면서 찍을 때가 재밌기도 하고 눈물나기도 했다. 잠수 장면이 필요해서 수영을 배워야 했다. 실제 수영장에서 물 밑으로 멀어지는 연기를 할 때는 눈물이 살짝 났다."
▲영화 '외계+인' 1부 최동훈 감독/케이퍼필름 |
최동훈 감독은 전작이 모두 흥행, 심지어 '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흥행 부담감은 언제나 따른다. 특히 '외계+인'은 레퍼런스가 없었기에 작업 과정 자체가 숙제였다. 프리 과정만 12개월이 넘는 가운데, 어렵게 찾은 '설국열차' 아티스트와 함께 6개월을 디자인에 쏟았다.
"감독에게 흥행은 중요하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다 보면 흥행보다 '이걸 하는 나 자신이 즐거운가' '이 어려움을 감내할 정도로 나는 즐거운가?' 생각하게 된다. 너무 하고 싶었던 '암살'이 끝나고 번 아웃 같은 게 왔다. 5년에 걸쳐 '외계+인'을 하면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힘들지만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다시 느꼈다. 건강은 잃은 것 같다(미소)."
생소한 장르지만 시각적인 즐거움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나는 과정을 드라마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어릴 적 부모님께 도서관 간다고 거짓말 하고 동시 상영관에서 주말마다 4편씩 봤었다. '백 투 더 퓨처 ', '에일리언', '토탈리콜' 등에서 당시 한국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장르적 흥분감과 상상력을 느꼈다. 그때의 감정을 이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 기대가 짜릿했다. 부담도 있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기대감도 크다. 감독에게는 개봉이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현재 2부 편집중이라는 감독은 "아직 세계관이 획장되는지는 이야기가가 없었다. 예전 한국영화가 그랬지만 당대에 상영한 영화가 흥행이 되고, 생명이 끝나는 것 같지는 않다. 나중에 그게 어떤 식으로든지 살아나고 재창조 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다시 하고싶다"고 바랐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다. "멜로 드라마 꼭 하고싶다. 매번 질문하시면 항상 대답한다. 근데 잘 못 만들 것 같다. 사랑은 대단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같다. 충만함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점점 느낀다. 용기가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 저만의 방식의 멜로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