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이준호(강태오)는 인기남으로 모두에게 친절하다. 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자신이 좋아하는 우영우(박은빈)에는 조금 더 세심하고 조심스러웠다. 감정조차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누그러뜨려야 하는 것을 연기하는 것은 많은 고민이 따랐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 役 강태오/맨오브크리에이션 |
영우는 자신의 고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정하고 친절한 준호에 '준'며든다. 친구 그라미(주현영)와 털보 사장(임성재) 조언을 얻은 후, 준호를 좋아하는 마음에 잘해준다. 하지만 준호는 당황했고, 영우는 결국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준호의 고백 타이밍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강태오는 "고민이 아닌 자각한 시점"이라고 했다.
"영우가 계속 잘해줘서 막판에 준호가 혼란스러워서 '대체 저한테 왜그러시냐'고 한다.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짝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우가 부담스럽게 하니까 혼란스러워한다. 근데 고백을 해서 멍해진다. '내가 생각했던 게 그게 아니구나. 고백받은 것이구나' 그러면서 고민한다. 권민우가 '그냥 가'라고 했을 때 그제서야 자신의 마음을 자각한 것 같다. 다른 고민은 없었다."
준호의 시점에선 사귀는 사이, 영우의 시점에서는 썸을 탄 시기. 영우가 준호를 집에 바래다 준 아파트 복도에서 두 사람은 첫 키스를 나눈다. 불빛이 사라지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닌, 온전히 '사랑하는 연인'으로만 보여진 연출은 시청자들에 감동을 안겼다. 해당 씬은 강태오가 만족하는 씬이다.
"걱정을 많이 했던 장면이다. 첫 번째 키스 후 두 번째 키스 전에 하는 대사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결국에는 대본 보면서도 확신이 안 선 상태로 현장에서 분위기를 느끼면서 하자고 해서 촬영했다. 이가 부딪힌다는 영우에 '키스를 할 때 입을 조금만 벌려달라'고 하는 대사는 의도한대로 한 것은 없다. 근데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만족한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 役 강태오/맨오브크리에이션 |
강태오는 스스로에 당근보다는 채찍을 주는 편이기에 '우영우'에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그럼에도 괜찮은 장면으로 두 번째 키스씬을 꼽은 반면, 낙조 씬은 촬영 시간이 촉박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낙조 씬은 더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해가 저물어가는 타이밍이었다. 시간이 길지 못했다. 추운 겨울이었다. 해가 빨리 져서 급하게 찍었다. '변호사님 같은 변호사가 내 편이면 좋겠다'는 대사를 되게 허둥지둥 한 느낌이라 너무 아쉽다."
아쉬움이 컸지만, 강태오에 박은빈이라는 든든한 선배와의 호흡은 큰 힘이 됐다. "누나는 되게 피드백을 명확하게 주시는 편이다. 예를 들면 '두 번째 테이크 때 진심이 와 닿았다'라고 한다던가, '너의 그 손짓이 좀 더 부드러웠으면 한다'고 하는 등 많은 조언들로 씬들이 더 풍성해 질 수 있었다(미소)."
특히 '우영우' 첫회부터 영우가 회전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준호가 '왈츠를 춘다고 생각해라'라며 '쿵짝짝 쿵짝짝' 리듬을 맞춰주는 장면은, 강태오와 박은빈의 동화같지만, 현실적인 로맨스에 힘을 실었다. 강태오는 "대본에 그냥 '쿵짝짝 쿵짝짝'이 써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했다. 회전문이 생각보다 무섭다. 타이밍 맞춰서 들어가는게 무서웠다. 박자 맞추는 게 너무 힘들어서 NG가 많이 났다. 좁은데서 아름답게 찍어야하는데 화면에는 아름다웠지만 백조가 헤엄칠 때 위에만 우아하지 않나. 딱 그 모습이었다. 영우랑 저랑 발 부딪히고, 센서 걸리고 난리도 아니었다(웃음). 아름답게 찍기 위해서 다양하게 찍었다. 회전문 도는 장면만 많은 시간을 들여서 찍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 役 강태오/맨오브크리에이션 |
강태오의 섬세함은 '간장 변호사' 에피소드에서 재조명됐다. 극 중 복권 당첨금을 받은 후 아내와 이혼하려던 의뢰인이 뜻밖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이 장면을 목격한 영우는 패닉 상태가 됐고, 준호는 불안해하는 영우가 진정할 수 있도록 '포옹의자'처럼 끌어안는다. 강태오는 미리 포옹의자에 대해 공부하고 와 현장에서 레퍼런스 영상을 보며 감독과 상의하는 모습이 메이킹에 담겼다.
"준호가 자폐인의 감각 과부하 상태일 때에 대해 공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도 같이 공부를 했다. 준호라면 어떻게 안을지, 어떻게 진정을 시켜야 효율적일까 하니까 알아봤다. 영상을 보여드리고, 포옹의자에 대한 공부도 했다. 안을 때 포옹의자처럼, 그런 느낌으로 안으려고 노력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