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년들' 설경구 "실존 인물들 초월한 느낌...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4 03: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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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올해만 '유령'부터 '더 문', '길복순', '소년들'까지 4개의 작품을 내놓은 배우 설경구.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내놓았지만, 올해 그 마지막을 장식한 '소년들'은 이제 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을 선사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소년들'은 개봉을 앞두고 실제 주인공들인 진범과 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이들을 동시에 만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설경구는 그때를 "한번도 느낀 적 없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설경구의 올해 마지막 개봉작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달 27일 IPTV 및 디지털케이블TV에서 극장 동시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 '소년들' 황준철 역 설경구/CJ ENM


'소년들'은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사건 실화으로, '남부군','하얀 전쟁','부러진 화살','블랙머니' 등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해온 한국영화계 명장이자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설경구는 정지영 감독으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정지영 감독님 때문에 했다. 감독님은 사회에 문제가 있었을 때 발언을 해왔던 분이다. 그 묵직함과 연륜이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뚝심으로 진정성 있게 하시는 분인 것은 다들 잘 안다. 그래서 저도 제의를 받았을 때 실화는 안하면 제가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봤던 기억이 나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저도 겉으로만 아는 것이었다."

'소년들'은 무려 4년전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할 때 전주에서 촬영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설경구는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또한 그가 분한 황준철 반장은 해당 사건 속 실존 인물은 아니었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우직한 집념으로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인 황준철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설경구를 염두하고 만들어졌다.

 
▲영화 '소년들' 메인 포스터/CJ ENM

"사실 황 반장 캐릭터는 '재심' 사건으로 유명한 익산 '약촌 오거리 사건'의 실존 인물이다. 두 사건이 재심하는 과정이 비슷하다. 진범이 밝혀졌는데도 무시당하는 상황까지도. '재심'은 변호사가 메인이었다. 근데 재수사한 분은 황상만 반장님이라고 하더라. 그분을 삼례 사건으로 빌려온 것이다. 근데 과정과 실제 좌천되는 과정까지는 실제 사례다. 초반에는 시간 순서대로 갔다. 근데 후반에는 다른 작품 같더라. 17년 후의 변화는 전혀 다른 톤으로 하려고 했다. 실제 사건보다는 시나리오와 콘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또 설경구는 "처음에 감독님이 단순하게 강철중 같은 것 해보자고 하셨다. 17년 후에는 그간의 과정으로 피폐한 인물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런 힘든 상황을 다 겪으신 후를 상상해야 했다. 적어도 이 사건에서는 가상의 인물이다. 실제 17년전 경위로 해서 진급 심사도 못 받았다고 하더라. 승급 심사에서는 제외됐다고. 그 마음을 감히 헤아리기 어려웠다"고 했다.

17년 후의 모습을 촬영하기까지 설경구에는 3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때가 4인 이상 집합 금지일 때다. 많은 촬영 협좌 취소도 되고 비도 많이 왔을 때다. 결국 일주일안에 17년 후의 모습을 위해 감량했다. 정말 어지러울 때까지 뺀 것 같다. 3~4일 정도는 아무것도 못 먹고 빼야했다. 예산이 적어서 기다려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영화 '소년들' 황준철 역 설경구 스틸/CJ ENM

전주에서 촬영 당시 설경구는 실존 인물들과 만남을 거절했다. 개봉을 앞두고는 전주에서 실존 인물들이 자리한 채 시사를 진행했다. "촬영 전에는 실존 인물들을 만나지 않았다. 잔상이 남더라. 진하게 남는 느낌이라 부담감보다는 깊이 박혀버린 느낌이다. 근데 시사 때는 이 사건 실존 인물들 뿐만 아니라 박준영 변호사가 진행한 재심 사건의 모든 피해자와 진범 분들이 오셨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이춘재 8차 사건 등의 피해자, 진범들이 실제 장학회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분들이 모두 오셔서 시사를 관람하셨다."

설경구는 "그분들은 너무 밝으시더라. 그리고 서로 친하게 가족처럼 지내더라. 그분들을 뵙는데 뿌듯하다는 것보다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처음 한 작품도 아이고, 실제 피해자분들도 만나고 했는데 이번에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분들은 너무 밝으시다. 항상 웃으시는데 마치 초월한 느낌이었다.영화가 다 끝나고 박준영 변호사가 한을 풀었다고 하더라. 황상만 반장님을 '재심'에 넣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고 했었다. 일반 관객들은 이 사건을 몰랐다고 하더라. 이 영화를 소개할 깨 많이 알려진 사건이라고 하지만, 다 흘려지나가고 묻혀지고 덮힌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소년들'은 권력에 의해 배우이 부족한 아이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었고,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용기낸 덕분에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설경구는 "이 작품은 감독님이 주는 강렬함 때문에 하게 됐다. 사연들이 처절했다. 특히 진범과 누명을 쓴 세 명의 소년이 대질하는 장면은 저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근데 박준영 변호사는 그때 정말 뚜껑 열였다고 하더라.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사회의 거울이 됐으면 한다고 하시더라. 분명히 저 스스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생각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영화 '소년들' 황준철 역 설경구/CJ ENM
 

스크린으로도, 안방에서도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내가 하면 강철중이 된다면서 거절해왔는데 이 작품은 감독님이 주는 강렬함 때문에 하게 됐다.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현실은 잔인하고 차가울 수 있는데 따뜻하게 보셨으면 한다. 불의에 맞서서 목소리를 내는 소년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영화다. 자신들이 억울하게 당했던 것들을 말도 못하고 하던 소년들이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성장이야 말로 우리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용기 있게 말을 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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