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닥터로이어' 이승우 "소지섭 선배, 내부고발 법정씬 엄지척...너무 기뻤죠"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4 06: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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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웃을 때 입꼬리가 한껏 올라간다. 스스로 조심성이 많고 차분한 편이라는 그는,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어딘가 자신감이 넘치는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신예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는 이승우를 최근 스포츠W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승우가 출연한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극본 장홍철, 연출 이용석)는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의사 한이한(소지섭 분)과 의료범죄 전담부 검사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극으로 최근 종영했다. 최종회에서 한이한은 5년 전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재심을 통해 스스로 무죄를 입증했다. 구진기(이경영 분)가 죽은 후 제이든 리(신성록 분)와 구현성(이동하 분)도 죗값을 치렀다. 또한 최요섭(이승우 분)은 재수술을 통해 길소연(장서연 분)의 목소리를 되찾아주며 비로소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 최요섭 役 이승우/51K

이승우는 "개인적으로 결말에 만족해요. 요섭이 죄책감을 갖게 된 계기가 대리수술이었는데요. 그 짐을 덜어내는 것 같아서 만족해요"라며 웃었다.

이승우는 '닥터 로이어'에서 흉부외과 펠로우 3년차 최요섭을 연기했다. 만정석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반석대학병원 흉부외과 펠노예(펠로우+노예) 3년차다. 이승우는 처음부터 '닥터 로이어'의 최요섭 역으로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4회에서 요섭이가 과도한 업무로 코피를 흘리면서도 환자들에는 웃으면서 넘어가는 장면이 있어요. 펠로우 3년차면 경험치가 많은데 항상 해맑은 모습이 저랑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데뷔 후 첫 의사 역할이다. 무려 펠로우 3년차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전문용어도 어렵고 생소하고 무엇보다 능숙해야 했다. 의사의 기본을 위해 자료조사부터 수술 연습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의학 다큐랑 리뷰를 해주는 유튜브를 보면서 의사에 대해 많이 알아봤어요. 의학 자문하는 선생님들이 알려주시는 의술이 있었어요. 그럼 유튜브에서 의술들을 찾아서 수술하는 연습을 엄청 했었어요. 펠로우 3년차인데 수술복을 입었을 때 연습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 최요섭 役 이승우/MBC 캡처


연습한 만큼 잘 나왔냐는 물음에 이승우는 "원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잘 나온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제가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도 현직에 있는 의사분들의 노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거잖아요. 버벅대고 했던 것 같은데, 감독님이 편집으로 잘 가려 주셔서 너무 잘 나온 것 같아요."

 

평범한 펠로우 3년차였다면 최요섭은 피곤함 속에서도 환자들에 진심을 다하는, 착하고 성실한 의사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구현성이 집도한 아이돌 연습생 길소연의 수술에서 유령의사가 되며 의료사고에 휘말린다. 이때부터 최요섭은 죄책감을 갖고 피폐해진다. "해맑았던 최요섭이지만, 죄책감으로 물들고는 웃음이 없어져요. 항상 억울함이 내제돼 있고, 기가 죽어있는 모습만 나와요. 그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내면서 표현 방식을 다르게 하려고 중점을 뒀어요."

이에 길소연의 의료소송 재판 씬이 중요했다. 최요섭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내부고발을 하고 변화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씬은 앞서 오디션 당시의 대본에 있던 장면이기도 하다.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 최요섭 役 이승우/51K


"처음 받은 오디션 대본이 법정 내부고발 씬이었어요. 감정을 표출해야 했죠. 신인에게 오디션 기회가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더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네 가지 버전을 준비했었어요. 근데 두번째 버전을 할 때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어요."

해당 재판씬은 이승우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감독에 처음으로 칭찬받았고, 스스로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저도 그런 장면이 처음이다보니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내부고발자의 심정을 알기 위해 촬영 하루 전날 집에서 아무말도 안하고 감정을 느껴보려고 했어요. 반석과 등질 각오를 하면서 내부고발을 하는 것이라 강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또 내부고발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긴장된 상태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온 몸에 힘을 꽉 주고 긴장하면서 촬영했어요. 감독님께서 농담은 많이 하지만 칭찬은 던지듯이 말씀하시는 편이시거든요. '잘했다'고 해주셨을 때는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죠."

 

법정 씬을 비롯해 '닥터 로이어' 촬영 중 이승우에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소지섭과 이동하다. 특히 소지섭, 이동하, 아이돌 연습생으로 등장한 장소연까지 이승우와 같은 51K 소속이다. 이승우는 "많은 힘이 됐어요. 현장에 편한 분이 있었다는 부분도 있지만, 4명이 나오면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볼 지도 생각하게 돼요. 한이한의 후배 의사로서 봐주길 원해서 더 캐릭터에 몰입하고 치열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라며 미소지었다.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 최요섭 役 이승우/51K
 

극 중 최요섭은 더블 보드 천재 외과의사 한이한의 '내 뒤를 이을 후배는 너밖에 없다'는 말에 넘어가 흉부외과에 지원할 정도로 이한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후배다. 함께 호흡한 선배 소지섭은 자상하고 다정했다. "소지섭 선배님은 죄책감을 갖는 모습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정도를 다르게 해야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항상 촬영장에도 일찍 나오셔서 대본을 봐주시면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법정 씬에서도 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겠다고 했을 때 '과연 될까' 걱정하면서 해봤는데 엄지척을 해주셨죠. 너무 기뻤어요. "

이승우는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극 중 한이한에 '새희망의원'을 처음 소개받고 길소연 환자의 증인이 되어 줄 것을 요청받는 장면으로 꼽았다. "그 장면이 묘하게 좋은 게, 선배가 후배 의사한테 나처럼 되지 말라고 조언하는 장면인데, 그게 실제 소지섭 선배님이 연기자로서 저한테 조언하는 모습과 맞물렸어요. 그 장면이 끝나고 나니까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초심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도 인상 깊었어요."


구현성으로 분한 이동하 역시 많은 배려를 해줬다. "동하 형은 제가 연기하면서 자책하고 있을 때 항상 토닥여줬어요. '잘하고 있는데 기죽어 있냐'면서요. '닥터 로이어' 같이 찍은 선배님들은 다 저를 예뻐해주셨어요. 직접적으로 조언도 해주시고, 제가 선배님들과 호흡 맞출 때 보기만 해도 엄청 공부가 됐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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