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국가대표 박규림(상지대관령고) (사진 : 대한스키협회) |
박규림과 스키점프의 인연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국가대표’가 스크린을 휩쓸며 비인기종목이던 스키점프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었다.
열두 살의 박규림에게 영화 속 스키점프는 매력적이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결국 친구와 함께 스키점프 캠프에 참가하게 된 박규림은 2년 뒤인 2011년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키점프를 배우기 위해 강원도로 떠났다. 영화 한 편이 10년 후 국내 유일의 여자 스키점프 국가대표 박규림을 만든 것이다.
단번에 스키점프에 마음을 뺏겼던 박규림이지만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나이에 수십 미터의 스키점프대는 아득할 정도로 높고 무서운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 선수 못지 않은 대범한 도약을 선보이는 선수로 성장했다. 높은 스키점프대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그는 쉼없이 연습하고 훈련을 통해 공포감을 극복했다.
생애 첫 올림픽으로 평창에 나서는 박규림은 이번 출전권을 자신의 손으로 따냈다.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노멀힐 여자부 경기에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개최국 쿼터로 올림픽 무대에 설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당당히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첫 월드컵 출전을 이뤘다.
아직 국제 대회에서 박규림의 경쟁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쟁쟁한 여자 선배 하나 없이 첫 번째 여자 스키점프 선수가 되어 ‘국내 여자 스키점프 1세대’로 길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성장세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2015년 루마니아 라스노프에서 열린 FIS컵에서 5위를 차지했던 그는 2017년 캐나다 휘슬러 FIS컵 5차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갓 스무 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그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볼 수 있다.
스키점프 입문 5년차, 국내 동계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박규림이기에 그의 이번 평창올림픽은 더욱 특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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