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야' 마동석은 다 계획이 있구나!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4 18: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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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마동석에게는 모든 계획이 있다. 공개 후 3주째 글로벌(비영어권) TV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황야'도 모두 계획대로, 예상을 적중했다. '황야' 공개 후 할리우드 관계자들로부터 문자를 1000통도 넘게 받았다는 마동석은 계획대로 글로벌 액션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마동석과 넷플릭스의 첫 만남으로 제작부터 화제를 모은 '황야'는 14일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 기준, 공개 3주차에도 글로벌(비영어권) TV부문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24년 1월 28일, 플릭스패트롤 영화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로는 '승리호', '정이'에 이어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성적이다.또 공개 1주차에는 넷플릭스 영화 부문 공식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로는 '발레리나'에 이어 역대 2번째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 남산 역 마동석/넷플릭스


'황야'는 마동석의 '20년지기'이자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성난황소', 'D.P.', '헌트', '정이', '범죄도시', '범죄도시2', '범죄도시3'등 여러 유명한 작품들에서 액션 씬을 구성,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은 무술감독 출신 허명행 감독의 첫 입봉작이다. 폐허가 된 세상, 남산(마동석), 양기수 박사(이희준), 최지완(이준영), 한수나(노정의), 이은호(안지혜)가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황야'는 남산(마동석)을 중심으로 마치 한 단계씩 챕터를 깨 나가는 게임 영상을 보는 듯한 재미를 안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액션 대가의 만남인만큼 107분이라는 런닝타임 속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다채로운 액션이 담겼다. 총기, 단도 액션부터 프로레슬링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술을 활용한 맨몸 액션에 마동석 표 '핵펀치'의 타격감은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이처럼 액션에 쏟아지는 찬사에 비해 캐릭터들의 서사가 빈약하다는 평도 이어진다. 하지만 직접 만난 마동석은 모든 게 계획이었다고 했다. "초반에는 모든 캐릭터의 서사가 다 있었다. 남산과 지완의 만남이나 수나와의 관계 등까지도. 근데 액션까지 넣으면 3시간 반짜리가 나오겠더라. 기획 단계부터 오락 액션물이 목표였다. 계획대로 게임같은 액션영화를 만들었다. 드라마로서는 많이 아쉬울 수 있다. 뒷 부분에 액션이 다 몰려 있다. 그래서 2회 분량을 만드는 것보다 액션에 하는 것을 택했다."

마동석의 계획은 통했다. 서사를 대폭 줄이고 액션을 선택, 집중했다. 그 결과 '황야'는 전 세계에서 "팝콘 무비의 정석"이라는 평을 받으며, 공개 2주차에는 89개국에서 TOP 10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마동석은 할리우드 관계자들로부터 찬사도 받았다. "할리우드 쪽에서 문자를 1000개 받았다. 제일 많이 온 반응이 액션을 게임처럼 찍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 그걸 의도한 부분이라 만족스러웠다."

마동석의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그의 '핵펀치 액션'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마동석의 핵펀치는 할리우드 마블까지 홀렸다. '황야' 속 마동석의 액션은 액션을 잘 모르는 대중들 눈에는 모든 작품의 액션과 유사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또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의 청불액션'이라고 하지만 어떤 점이 다른지 쉽게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마동석은 "장르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했다. "최대한 다르게 해도 액션을 잘 모르면 비슷해보인다. '범죄도시'2와 3가 액션이 많이 다르다. 3편에서는 복싱 기술을 더 많이 쓴다. 잘 모르면 그냥 둘 다 싸우기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불액션'이라는 의미는 저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나쁜놈을 때려 잡았다. 하지만 '황야'에서는 사람을 죽인다. 싸워서 나쁜 놈을 잡는게 아닌, 상대를 죽이기 위해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액션 수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 남산 역 마동석/넷플릭스

 

 

마동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액션 영화는 통쾌감은 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무력 차이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한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렙틸리언(파충류형 인간)들과 싸울 때 마저도, 기시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기획 단계에서 현실이 배경이 아닌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냐는 것에 대해 의논했다. '마동석'으로 나오는 것으로 결정됐다. 마동석은 '부산행'이나 '범죄도시'로 인해 맨주먹으로 좀비와 싸우는 사람이고,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짙다. 렙틸리언과 싸울 때는 저도 굉장히 데미지를 크게 입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동석이 아니라 주인공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걸 깨기 위해 주인공을 죽일 수는 없다(웃음). 액션과 서스펜서를 가져가려고 선택과 집중을 했다. 액션은 응징이 있고 파괴가 있고, 서로 비등비등하게 싸우는 것이 있다. '황야'에서는 양기수가 벌인 모든 일에 응징하는 의미로 전체적으로 힘으로 밀어 붙이는 것이다. 그런 디테일들을 조금 더 보여주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는게 목표였다. 한국 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을 위해 기시감을 피해가려고 하지 않았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로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탄생시켰고, K-액션물 '황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마동석이 곧 장르라는 반응과 연이은 성공에 부담감은 없을까. "부담감이 있지만 액션 영화도 결이 여러 개가 있다. 저한테 큰 제작비와 다른 이야기가 온다면 저도 해보고 싶다. 기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저한테 원하는 것을 보고싶은 것을 충족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한테 나오지 않는 것을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영화에서 찾아야 하는 것 같다. 저는 달리면서 추격하는 액션은 저는 못한다. 그런 것들은 분명히 다른 액션물에서 볼 수 있다. '장르'라는 말을 붙여준 것 자체가 관심이고, 봤으니까 해주신 것이다. 저는 감사하다. 저는 또 다른 재밌는 것을 보여드리고 만족시켜드리고 싶다."

액션 영화 뿐만 아니라 '압꾸정' 같은 결이 다른 작품은 흥행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마동석은 "저는 이길 싸움만 하는 걸 안 좋아한다. 링 위에서 경험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완성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인기는 '메뚜기 한철'이라 생각한다. 그걸 염두하지는 않는다. 확장을 해나가야 하는 부담감보다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매일을 고맙게 생각한다. 작품을 만들어서 세상 밖에 내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와는 첫 작업이지만, 마동석은 이미 제작자로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실버스타스텔론과도 협업을 준비 중이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들과도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그는 '황야'를 발판 삼아 더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연락오는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지점은 이 시간 안에 이 버젯으로 '황야'를 찍었다는 점이다. 저도 할리우드의 가장 액션을 잘하는 팀들과 액션물을 해봤다. '이터널스'는 한 시퀀스만 6주 동안 찍었다. 그 정도 분량에 '황야'였다면, 2~3일 정도 걸린다. 허명행 감독과 자신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잘하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훨씬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이제야 할리우드에서 알아보는 것 같다. K-콘텐츠는 증명됐는데, 한국 배우들한테는 큰 관심어 없었던 것 같다. 근데 계속 나오니까 한국 배우들에도 관심을 갖더라. 그 기술들이 우리한테 있다. 그런 것을 많이 알려서 액션 영화를 찍으려면 한국과 협업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한국에서 프로덕션을 꾸려서 할리우드 배우들이 우리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지금과는 거꾸로 되는 작품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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