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메달 목에 건 이소희-백하나 (항저우=연합뉴스) |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인도네시아오픈 2연패에 성공한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는 트로피만큼이나 값진 선물을 하나 더 챙겼다.
바로 세계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 조(중국)를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꺾어봤다는 경험이다.
이전까지 이소희-백하나(세계 2위)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비롯해 우승 길목에서 천칭천-자이판과 5차례 만났는데 모두 패배의 쓴맛을 봤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성사된 6번째 결승전 맞대결에서 2-0(21-17 21-13)으로 값진 첫 승을 따낸 것이다.
두 조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1, 2번 시드를 받고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마저도 패했다면 이소희-백하나로서는 큰 트라우마를 남길 뻔했다.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소희는 "올림픽 결승에서 붙게 되면 이번 대회가 저희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공략에 있어) 해답을 찾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겨봤다는 것 자체로 큰 수확"이라고 기뻐했다.
이소희-백하나는 결승전 1게임에서 11-10으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으나 순식간에 11-1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이소희-백하나는 13-17에서 8연속 득점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2게임은 8-8에서 점수 차를 벌려가며 수월하게 풀어냈다.
이소희는 "점수가 벌어지길래 솔직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저희가 잡혀는 봤지, 잡아본 적은 없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정신 없이 뛰다 보니까 한 점, 한 점 잡아서 이길 수 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들은 우승의 기쁨보다도 그 전주 싱가포르오픈 16강 탈락의 아픔을 되새겼다. 세계 24위 트리사 졸리-가야트리 풀렐라(인도)에게 1-2(9-21 21-14 15-21)로 패했다.
백하나는 "그때 같은 몸놀림은 두 번 다시 나와선 안 된다. 충격을 많이 받았었다"며 "몸이 느려지지 않게 최대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소희도 "수비적인 부분은 당연히 깔고 가야 하는 부분이고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이 다듬을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최대한 부상 없이 잘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희-백하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32년 만의 여자복식 금메달을 노린다.
이소희는 "이제 진짜 올림픽밖에 안 남았다. 부담감보다는 저희 것을 잘 준비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백하나는 "남은 시간 언니와 잘 준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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