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그랜드슬램 5회 우승에 빛나는 '러시안 뷰티'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최한 웹 세미나에 참가해 자신의 성공 비결과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WSJ는 매년 봄 '모든 것의 미래 축제(Future of Everything Festival)'라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마련한 워크숍 또는 유명 인사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비즈니스와 인생에 관한 통찰력을 얻는 기회를 갖는다.
올해 세미나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샤라포바는 13일(한국시간) WSJ의 칼럼니스트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1987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샤라포바는 7살이 되던 해에 미국으로 거처를 옮겨 테니스에 입문, 17살 때인 2004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는 코트 반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샤라포바는 이후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과 2012년, 2014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05년에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샤라포바는 커리어를 통틀어 21주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샤라포바는 특히 빼어난 기량에다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 '코트의 패션모델', '러시안 뷰티' 등의 별칭으로 불리며 다양한 분야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고, 7년 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캔디 회사 '슈가포바'를 운영 중이다.
현역 시절 대회 상금을 제외한 수입 2억8천600만달러(약 3천500억원)를 벌어 전 종목을 통틀어 역대 여자 선수 최고 수입을 기록했던 샤라포바는 매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여자 스포츠 선수 수입 랭킹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1위를 지키기도 했다.
2016년 도핑 양성 반응으로 인해 1년 넘게 징계를 받는 등 선수 생활 막판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샤라포바는 세계 스포츠 역사상 선수로서, 성적과 비즈니스 면에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샤라포바는 이날 온라인 세미나에서 "돌아보니 은퇴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28년간 테니스를 하면서 배운 것들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통해 다시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로 삼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내가 테니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 프로 대회에 나가기까지만 10년 이상이 걸렸다"며 "은퇴 이후 내가 어떤 일을 하든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수 때 내가 패배를 당하면 아버지는 '(선수생활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한 번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이후의 삶에도 선수 생활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미 17세에 윔블던을 제패하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샤라포바는 "10대 후반이 돼서야 내 인생에 테니스 말고 다른 것들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선수 때 배운 것들이 지금 사업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지금도 매일 배워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샤라포바는 "내가 선수 시절에 하루 24시간을 모두 테니스만 생각했다면 심리적으로 큰 압박이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분야에 흥미를 두고 관심을 기울이기도 한 것이 매일 코트에 나갈 때 더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샤라포바는 이날 세미나에서 앞으로 건축이나 호텔, 리조트, 스파 등의 분야에도 도전해보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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