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4승 도전' 김지연, "그라소에게 '잘 싸워 보너스 받자' DM 받았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8 14: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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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사진: 커넥티비티)
"알렉사 그라소 선수에게 디엠(DM, direct message) 왔더라. 잘 싸워서 보너스 받자고...지연아 시원시원하고 화끈하게 한 번 달려보자" 오는 6월 UFC 4승 도전 무대에 오르는 국내 유일의 여성 UFC 파이터 김지연이 상대 선수인 알렉사 그라소(멕시코)로부터 DM을 받을 사실을 공개하며 스스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UFC는 지난 달 13일 “여성 플라이급 13위 김지연이 한국시간으로 오는 6월 28일 일요일에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오스틴(Fight Night Austin)’에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김지연의 상대는 스트로급에서 체급을 올린 그라소다.

김지연은 종합격투기 전적 9승2무2패, UFC 데뷔 후 3승 2패를 기록 중이며, 그라소는 2016년 UFC 무대에 입성한 이후 후 승리와 패배를 번갈아 가면서 3승 3패(종합격투기 전적 11승3패)를 기록 중이다.

 김지연은 지난 6일 UFC의 국내 커뮤니케이션 대행사인 커넥티비티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근황과 그라소와의 대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김지연은 지난해 10월 호주 맬버른에서 열린 'UFC 243'에서 펼쳐진 130파운드 계약체중 경기에서 나디아 카셈(호주)에 2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짜릿한 펀치 TKO 승리를 거뒀다.

지난 해 저스틴 키시(미국)와 멜린다 파비안(헝가리)을 상대로 연승을 달리다 12월 현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키르기스스탄)의 친언니 안토니나 셰브첸코(키르기스스탄)에게 판정패 하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던 김지연은 카셈을 제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지연은 곧바로 12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UFC 대회에 출전이 확정됐으나 스파링 도중 미끄러지면서 발꿈치에 큰 부상을 입는 바람에 출전이 무산됐다.

 결국 김지연은 꿈에 그리던 부산 대회 옥타곤에 오르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UFC 부산대회 당시 만난 김지연(사진: 스포츠W)
 

김지연은 "우리나라 홈이다 보니 등장할 때 한국말로 응원하는 목소리들에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나도 뛰었으면 응원해줬을 텐데…)"라며 "우리나라 선수들 경기는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 넘쳤고 잘 싸워준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너무 재미있었다."고 당시 심경과 느낌을 전했다. 

 

부산 대회 상대로 지목했던 그라소와 맞붙게 된 데 대해 김지연은 "사실 처음부터 그라소 선수와 경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당시 한 인터뷰에서 그라소 선수가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고, 플라이급에서도 경기를 뛰려고 계획한다고 하길래 마침 나와 뛸 수 있는 상황이라 그라소 선수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어필했었다."며 "재활하는 중에 UFC에서 그라소와의 경기 오퍼가 왔고 좋은 기회다 싶어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고 대전 성사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해 카셈을 상대로 첫 피니시 승리를 거둔 김지연은 이번에도 그라소를 상대로 피니시 승리를 거둘 자신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무조건 피니시를 하겠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경기는 항상 내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피니시하고 매번 더 좋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라소와의 경기를 타격전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타격이면 타격, 그라운드면 그라운드, 완벽하게 전략적으로 똑똑하게 싸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물러섬 없이 거칠게 싸우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지연은 지난 UFC 248에서는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인 장 웨일리(중국)가 요안나 옌드레이칙(폴란드)을 상대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동시에 역대급 타격전을 펼쳐 전 세계 격투기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데 대해 같은 동양인 파이터로서 느낀 점을 묻는 질문에 "멋있는 경기였다."며 "나도 더 파워풀하고 화끈한 경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경기였다."고 높이 평가 했다. 

 

 

김지연은 오랜만에 옥타곤에 서게 될 자신에 대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보라는 요청에 "알렉사 그라소 선수에게 DM이 왔더라. 잘 싸워서 보너스 받자고...지연아 시원시원하고 화끈하게 한 번 달려보자"라고 그라소에게 DM을 받을 사실을 공개하며 선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커넥티비티와 서면 인터뷰 전문.

-대회 승리 후 인터뷰에서 부산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부상으로 인해 불발돼 당일 어떻게 보냈는지? 당시 인상 깊었던 경기나 순간이 있었는지?

"다치고 수술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경기 당일은 부산에 가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하는 경기를 응원했는데, 경기를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홈이다 보니 등장할 때 한국말로 응원하는 목소리들에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나도 뛰었으면 응원해줬을 텐데…) 우리나라 선수들 경기는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 넘쳤고 잘 싸워준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너무 재미있었다."

-팔꿈치 부상 이후 처음으로 펼쳐지는 복귀전이다. 복귀전을 앞둔 소감은?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팔 상태는 80% 정도? 회복된 거 같다. 수술 후 첫 경기라 사실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잘 극복하고 훈련하고 있다. 굉장히 설렌다."

- 작년 10월, UFC 243에서 TKO 승리를 거둔 뒤, 알렉사 그라소를 다음 상대로 지목했다. 대결이 성사됐는데 소감이 어떤지?

"사실 처음부터 그라소 선수와 경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당시 한 인터뷰에서 그라소 선수가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고, 플라이급에서도 경기를 뛰려고 계획한다고 하길래 마침 나와 뛸 수 있는 상황이라 그라소 선수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어필했었다. 하지만 그라소는 체급을 올리지 않았고 부산 대회는 그라소 선수가 아닌 사비나마조 선수와 매치업이 되었으나 훈련 중 나의 부상으로 경기가 취소됐다. 그렇게 그라소와의 대결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재활하는 중에 UFC에서 그라소와의 경기 오퍼가 왔고 좋은 기회다 싶어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

-지난 대회에서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KO 승리를 거뒀다. 그라소와의 맞대결에서도 피니시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지?

"무조건 피니시를 하겠다고 되는 건 아니다. 경기는 항상 내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피니시하고 매번 더 좋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

-이번 대결에서 상대하게 될 그라소 선수는 여성스트로급에서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변경했다. 김지연 선수도 체급을 변경한 경험(UFC 데뷔 당시 밴텀급에서 플라이급으로 변경)이 있다. 플라이급 데뷔전을 치르게 될 그라소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플라이급 선배로서 한마디 건넨다면?

"그라소 선수는 몸에 근육량도 많고 스트로급에서는 체구가 큰 선수이다. 오히려 플라이급에서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경기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 잘 준비해서 경기에 나왔으면 좋겠다. 재밌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김지연 하면 ‘불주먹’이다. 이번에도 ‘불주먹’을 보여줄지, 혹은 또 다른 필승 전략이 있을지?

"타격이면 타격, 그라운드면 그라운드, 완벽하게 전략적으로 똑똑하게 싸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물러섬 없이 거칠게 싸우고 싶다."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그간 두 번 연속 계체 실패로 팬들의 걱정을 샀다. 이번에는 특별한 자세로 준비하고 있는지?

"부끄럽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 해외에서 시합할 때 시차 적응이나 컨디션 조절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더 타이트하게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UFC 248에서는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인 장 웨일리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동시에 역대급 타격전을 펼쳐 전 세계 격투기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같은 동양인이자 여성 파이터로서 어떻게 보았는지?

"멋있는 경기였다. 나도 더 파워풀하고 화끈한 경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경기였다."

 
▲사진: UFC


-현재 한국 여자 UFC 선수로는 김지연 선수가 유일하다. 후배 여자 격투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데뷔전을 하러 일본에 갔는데 시합 3시간 전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서 시합이 취소됐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지진 때문에 죽은 줄 알았다고 했는데 어찌어찌 살아 돌아왔다. 첫 번째 시합은 내가 이긴 줄 알았는데 무승부 두 번째 시합도 무승부, 그 뒤론 시합이 아예 없었다. 계속 시합이 취소됐다. 근데 그만두기 싫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기회가 올 거 같았고, 그냥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더 열심히 했더니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다. 진짜 하다 보니 되더라! 의심하지 말고 좋은 기회가 와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고 나도 열심히 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열어주고 싶다.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그렇고 인스타 계정명이 ‘Champyoni’로 되어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별 뜻 없다. (^^) 지연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이나 ‘욘아~’라고 부르는데 "챔피언"을 "챔피욘"이라고 귀엽게 바꿔봤다. (챔피언하고 싶은 거 맞다)"

-인스타그램에 귀여운 조카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조카가 격투기 선수로 나선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 그냥 싫다. 그런데 이모를 닮아서? 힘이 센 거 같다. (망했다ㅠ)"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격투기 선수는?

"론다 로우지 선수를 좋아한다. 여자 선수들이 UFC에서 활동할 수 있게 만든 여자 격투기 선구자라고 생각한다. 정말 멋지고 매력있는 선수다."

-이번 6월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게 된다. 본인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한다면?

"알렉사 그라소 선수에게 디엠(DM, direct message)이 왔더라. 잘 싸워서 보너스 받자고(ㅋ) 지연아 시원시원하고 화끈하게 한 번 달려보자!!!"

- UFC 최종 목표가 있다면?

"무조건 큰 꿈은 챔피언까지 하고 싶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면서 이루는 꿈들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 꿈은 회복하고 잘 준비해서 앞둔 이 경기에서 이기는 것!"

-항상 응원해주시는 국내 팬들에게 한마디?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너무 힘든 나날이지만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훈련하고 시합 준비 잘 해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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