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린' 전명규, "심석희 기자회견, 내가 막은 거야” 녹취파일 공개

최지현 / 기사승인 : 2020-01-17 10: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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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 캡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폭로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는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SBS가 16일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전 교수는 심석희의 폭행 폭로 기자회견을 자신이 막았으며,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선수 폭행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측근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전 교수의 ‘은폐 정황’이 담긴 음성 파일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나온 바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파일은 국정감사 때 나온 것과 다른 내용이 담겨있었다.

SBS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전 교수는 "(심석희가) 맞자마자 그다음 날 기자회견 하려고 했어. 내가 그거 막은 거야. 새벽 1시까지 얘기하면서."라고 폭행 은폐의 장본인이 자신임을 드러냈다. 


전 교수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 (고소) 이거 못하겠어 석희야'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압박은 가야 한다는 거야."라며 심석희와 조 전 코치를 고소했던 또 다른 폭행 피해자들이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박했다. 

 

전 교수는 이어 “(조재범이) 구속이 됐잖아. ‘이제 그만해야지 너희’ 이 말을 누가 해줘야 하지 않느냐 이거야”라며, “‘너희가 그러면 이제 거꾸로 가해자야 너희가, 피해자가 아니라. 그래 안 그래?’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거야. ‘얼음판에서 너희가 어떻게 살려고 말이야’(라고 얘기해야 한다)”라며 구체적인 협박 방법까지 제시했다. 


심석희뿐 아니라 또 다른 폭행 피해자들이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박한 전 교수의 지시는 치밀하고 구체적이었다. 

 

다른 폭행 피해자의 소송 취하를 위해 전 교수는 “○○○(피해자 이름)과 제일 친한 애를 찾아봐야지. 가장 가까운 애를 (찾아서), 걔를 골머리 아프게 만들어야 해”라며 피해자의 남자 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을 찾아 압박하라고 했다.

실제 당시 심 선수를 제외한 다른 폭행 피해자 3명은 조 전 코치와 합의를 했다고, 최근 심 선수가 성폭행에 대해서도 고소한 것이 확인되면서 2명이 합의를 취소했다.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탄원서까지 준비했다. 녹취 파일에는 “△△△이도 (탄원서) 하나 쓰라고 할게” “(대표팀 애들은) 썼어” 등의 전 교수 발언이 담겨있다.

피해자들이 목소리 내기 어려웠던 것은 이렇게 가해 지도자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고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SBS와 인터뷰한 前스피드스케이팅 A선수는 “말을 한번 잘 못 하면 다 돌기 때문에, 나만 완전 나쁜 사람이 될 수 있고, 이렇게 생활하면 그냥 넘어가니까 '시간이 약이다'고 생각을 했죠. 기분 나쁘고 수치심이 들었지만, 선생님한테 버림받는다는 그런 압박감이 심해서. 끌고 가는 애들만 끌고 가는 시스템이기도 하고”라며 선수 생활 할 때는 팀에서 소외되는 게 두려워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운동을 그만뒀지만 피해 사실을 밝히기는 더욱 쉽지 않았다. 가해 지도자를 떠날 때는 보복이 두려워 성추행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 해봐야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고 '나만 손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A선수는 “나올 때부터 겁이 났었거든요. 보복을 당할까 봐. 그냥 저는 잘못이 없는데도 '그냥 너 막 선수 생활 못 하게 하겠다' 이러면 저는 끝이잖아요.”라며 악몽같은 시간들을 곱씹었다.

전 교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얻게 된 데는 ‘한국체대를 중심으로 이뤄진 빙상계의 구조적 문제’가 큰 역할을 했다.

A선수는 “(한국) 체대 말고 다른 대학 가면 (운동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것도 있고. 실업팀은 거의 못 간다고 보시면 돼요. 체대 라인에 서지 않으면. 선수 생활을 하고 대학을 가고 싶다고 하면 불이익을 받아도 조용히 하고 배워야 하는 그런 시스템인 거죠.”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를 비롯해 폭력과 성추행, 도박으로 징계를 받은 전 교수의 제자들은 모두 지도자로 복귀했었고 현재까지 코치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이 배후에도 전 교수가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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