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다이아몬드 파이널 우승' 우상혁 "평생 꿈꿔온 순간"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24-09-17 09: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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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서 2m35 넘고 한국 육상 '새역사'
▲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챔피언 우상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다이아몬드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었다.

도쿄 올림픽 4위(2m35),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 우승(2022년 도하 대회 2m33), 2022년 세계선수권 2위(2m35) 등 한국 육상의 새 이정표를 이미 여러 개 세운 우상혁의 이력서에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이라는 빛나는 한 줄이 추가됐다.

우상혁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육상 선수들이 올림픽,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진출했고,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경기 뒤 우상혁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얼떨떨하다. 어떤 말로 내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은 내 평생 목표 중 하나였다.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우상혁은 2m15, 2m20, 2m25, 2m29, 2m33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노베르트 코비엘스키(26·폴란드)와 주본 해리슨(24·미국)도 2m33을 넘었지만, 2m35를 넘은 점퍼는 우상혁뿐이었다.

우상혁은 3차 시기에서 2m35을 넘고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정말 열심히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우승하려면 운도 따라야 하는데, 오늘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며 "지난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6위(2m29)에 그쳤지만, '남은 대회는 많다'고 나 자신을 다독였다. 강박에서 벗어나니 기록이 더 좋아졌다"고 '우승의 비결'을 설명했다.

우상혁이 '은인'이라고 부르는 김도균 국가대표 코치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의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고자 애썼다"며 "(9월 1일)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3위(2m31)를 했지만, 경기력은 좋았다. 부담에서 벗어나니 오늘 '올 시즌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사실 올해 우상혁은 발뒤꿈치 통증, 부비동염 수술 등 시즌 초에 부상으로 고전했다.

5월 도하, 6월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아쉽게 2위에 그치고, 한국 최초로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을 노렸던 8월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우상혁은 좌절하지 않았다.

우상혁은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경기 당일 하루만 아쉬워했다. 남은 대회에 더 집중하고자 했다"며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내 남은 목표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이었다. 파이널 우승의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는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불참했다.

하지만, 9월 23일에 개막하고 10월 4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바르심이 출전한다.

우상혁은 "바르심이 출전하면,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아니다.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오늘과 수상자 전체 세리머니가 열리는 내일까지 기뻐하고, 다시 체중 관리 등 아시안게임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상혁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사실상 확보했다.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은 2m33이고, 기록 인정 기간은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이다. 우상혁은 일찌감치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 2m33을 넘은 뒤 김도균 코치님이 "이제 더 편하게 뛰어도 된다. 네가 원하는 경기를 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며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해 부담을 덜어내니, 2m35도 가뿐하게 넘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18일까지 열린다.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각 종목 1위가 모여 '챔피언 세리머니'를 펼친다.

우상혁은 "상상만 하던 장면이 내일 펼쳐진다. 오랜 노력을 이렇게 보상받는다"며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런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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