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심석희(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 피해를 받았다고 폭로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국회에서 발의된 '스포츠 미투' 관련 법안들이 통과는 커녕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SBS뉴스 방송 화면 캡쳐 |
SBS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심석희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이후 국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스포츠 윤리센터 설치, 비위자 처벌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12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심석희의 폭로가 있은지 100일이 지난 18일 현재 발의된 12개의 법안 중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은 물론 법안 마련과 관련된 논의 조차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가 법안을 발의만 하고 통과를 위한 논의를 외면한 채 사실상 방치해 둔 셈이다.이와 같이 '스포츠 미투법'이 발의만 되고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안 때문에 상임위 진행에 대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까…"라며 "(법안을) 발의하면 이슈와 함께 국회의원 이름이 보도되기도 하고, 본인을 알리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이슈에 묻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체육계 성폭력 근절과 체육계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는 그야말로 '권고'에 불과하다. 결국 국회가 마련한 법안을 통해 개혁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그러나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선거와 관련된 이슈에 함몰되어 소모적인 정쟁에 골몰하고 있는 정치권이 '스포츠 미투법' 마련을 위해 다시 눈을 돌릴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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