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소현, 기다리던 첫 골 (브리즈번=연합뉴스)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의 유일한 득점자로 이름을 남긴 베테랑 미드필더 조소현(35·무소속)은 한국의 저력을 보인 최종전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대회 전체를 되짚으면서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조소현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을 마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소현은 이 경기에서 전반 6분 이영주(마드리드CFF)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려 한국이 FIFA 랭킹 2위 독일과 1-1로 비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콜롬비아, 모로코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연패를 당했던 한국은 강호 독일의 16강 진출을 막아서는 귀중한 승점 1을 획득, 마지막에 조금이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득점 상황에 대해 조소현은 "볼을 잡았을 때 아무도 없어서 일단은 해 보자고 생각했다. 골키퍼와 바로 마주하는 타이밍이 있어서 편하게 넣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찼다"고 전했다.
그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전력 차이가 원체 크다 보니 수비적으로 한 건 있었다. 그래도 쉽게 지지 않았고, 세계 2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해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선발로 출전해 후반 추가 시간 부상으로 교체돼 나간 그는 경기를 마친 뒤 붕대와 얼음을 칭칭 감은 다리로 그라운드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의 격려를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서 운 것은 아니었고, 승점을 얻어서 기뻐서 그랬다"고 설명한 조소현은 "벨 감독님이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 울지 말라고 하시더라"며 미소 지었다.
조소현은 이번 월드컵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면서는 '우여곡절이 많은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날 독일을 상대로는 선전했으나 앞선 두 경기 연패를 극복하지 못한 채 월드컵 본선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조소현은 "선수들이 오늘 다 같이 열심히 뛰어주고 '원 팀'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며 "1차전부터 진작 이렇게 뛰었다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곱씹었다.
이어 그는 "다음 월드컵에 나갈 어린 선수들에게 '언니들도 이렇게 하니 우리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경기였다"며 "앞으로 16세 이하 선수들도 경기가 있는 걸로 아는데, 오늘 저희 경기를 보며 세계 축구의 흐름과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 등을 많이 배웠을 거로 생각한다"고 의미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