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코치 |
그러나 부상으로 2년 만에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접어야 했고, 2018년부터 유소년 축구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대학에 진학해 대학에서도 축구에 관심이 많은 학우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일을 해오고 있다가 KOICA-KIDC의 NGO 봉사단에 지원, 동티모르 유소년 선수들에게 자신을 던졌다.
김주원 코치가 국내에서, 어찌 보면 평범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일상을 뒤로하고 낯선 동티모르로 떠나기로 마음 먹은 데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로 인해 마음 한켠에 자리잡게 된 다짐 때문이었다."(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실패 하신 사업으로 인해 저는 나누며 베푸는 입장이 아닌 도움을 받는 입장이였습니다. 초,중,고 그리고 군대를 가기 전까지도 국가와 교회 등 많은 곳에 감사하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제가 성인이 된다면, 기회가 된다면 꼭 제가 받은 만큼.. 아니 배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해왔었습니다."
김 코치가 NGO 봉사단 지원서에 밝힌 지원 동기다.
불운한 부상으로 평생의 꿈은 너무도 이른 시기에 접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상황이 김 코치에게 어린 시절 마음에 품었던 다짐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결국 김주원 코치는 지난해 9월 KOICA-KIDC 체육교육(축구) 분야 NGO 봉사단으로 발탁, 동티모르 축구협회에 소속된 유소년 대표팀(12~15세 미만)의 코치로 활동을 시작했다.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주원 코치 |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활동이 어려워졌고, 김 코치는 올해 3월 현지 활동을 접고 귀국, 국내에서 원격으로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당초 계획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현지활동 기간이었지만 김 코치에게나 동티모르 청소년들 모두에게 축구를 통해 희망의 씨앗을 가슴에 펼치는 시간이 됐다.
김주원 코치는 최근 스포츠W와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이제 좀 말도 통하고 유대감이 형성 될 쯤 돌아오게 됐습니다. 더 많은 것 들을 가르치고 싶었고 제 재능을 기부하러 갔던 건데 온전히 그 아이들에게 주고 오지 못한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라고 아쉬움의 소회를 전했다.
이번 NGO 봉사활동을 통해 김주원 코치는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에게 프로 시절 경험한 축구 프로그램들과 전술들을더 소개하고 우승이라는 성취감과 기쁨을 알게 해주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가 가장 보람을 느낀 대목은 축구에서 살짝 다른 지점에 있었다.
"저로 인해 개선되고 나아지는 그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같습니다. 아플 때 응급처치 등 케어 해줄 수 있는 제가 있고, 손씻기등 기본적인 위생을 신경써주고 도와줄 수 있는 제가 동티모르에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제가 신경 써주는 것 만으로도 그 아이들의 배가 아픈 횟수가 줄고, 상처가 곪지 않게 되는 것에 감사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이 김 코치가 가르쳐 주는 축구 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덕분에 하루하루 보람을 느꼈고, 선수들의 변화 자체가 자신에게는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코치는 현지 청소년들과 원격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직접 몸으로 대화하며 가르치는 것에 비해 제대로 설명을 해 주는 데 장애를 겪는 등 힘은 배가 들었지만 보람은 여전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짧아졌던 아이들과의 교육시간이였던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코치님 언제오냐며 기다리고 있다고 메신져가 오고는 하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갑작스럽게 들어오며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거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동티모르 유소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김주원 코치 |
동티모르에서 보낸, 그리고 돌아와서도 이어지고 있는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과의 인연이 ‘ 축구인 김주원’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해 물었다.
"온전한 사랑이란걸 배운거 같습니다. 어떤 외부적인, 부가적인 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 욕심과 사랑과 관심과 열정으로만 가르쳐 본, 얻어내는 것들이 더 많았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개인 레슨과 6명 미만의 소규모 레슨만 진행했었는데 30명 이상 팀을 가르쳐보며 소규모 일때와 단체일 때 모두 자신감이 생기게 된 그런 스킬도 배워온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얻어온게 많네요(웃음)"
▲김주원 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