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소연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파주=연합뉴스) |
"메달이 간절해요. 한일전이 예상되는 8강전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메시' 지소연(수원FC)은 18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마지막 국내 훈련을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22일 미얀마, 25일 필리핀, 28일 홍콩과 중국 저장성 윈저우시 윈저우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벨호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중국으로 출국한다.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오르면 D조 1위와 맞붙는 대진을 받아들었다.
여자축구 강국 일본이 D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8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진이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일본이 스쿼드가 완전히 바뀌었다고는 해도) 워낙 저변이 넓어 많은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무대를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해외파가 많이 빠졌다고 해서 절대로 약하지 않다"며 "일본 여자축구 WE리그 선수들로만 구성해도 전력이 굉장히 좋다고 본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라는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든 지소연과 여자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지소연은 "월드컵에서 기대한 결과에 미치지 못해 선수도 국민도 굉장히 실망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을 월드컵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그만큼 혼나고 왔다"며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를 간절하게 뛰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여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다른 색의 메달이) 굉장히 간절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8강에서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한일전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메달 색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8강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장슬기(인천현대제철)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지소연은 "색다른 조합인 것 같다. 장슬기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능력이 뛰어난 친구다"라며 "많이 뛰어주고, 축구 지능도 좋은 선수라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 같다"고 칭찬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챔피언십) 버밍엄 시티로 이적이 확정된 국가대표 간판 공격수 최유리에 대해서는 "너무 잘된 일"이라며 "한두 명씩 해외로 나가다 보면 대표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소연은 이날 오전 훈련에서 최유리가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자 "역시 버밍엄!"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지소연은 "월드컵이 끝난 뒤 많은 선수가 해외 무대를 노크하려고 했지만 월드컵 결과가 좋지 않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예선 등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더 잘해서 더 많이 해외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주장 김혜리(인천현대제철)는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며 "집에 아시안게임 동메달만 3개가 있는데, 이번에는 결승전까지 가고 싶다. 첫 경기부터 차근차근 잘 준비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5일 대만과의 비공식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어 7-0 대승을 이끈 문은주(화천KSPO)에 대해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어서 티는 안 내려고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주축 선수들이 큰 역할을 맡고, 어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사명감과 책임감이 항상 따르는 곳"이라는 김혜리는 "압박감 대신 조금은 즐겼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대표팀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축구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은 "이왕 대회에 나간다면 제일 높은 목표를 잡고 싶다"며 "금메달에 대한 생각을 항상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 출전하든 안 하든, 몇 분을 뛰든 그 상황에 맞게 감독님이 내게 바라는 걸 잘 보여주겠다"며 "공격수이기 때문에 항상 골을 넣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게 내 목표이자 책임감"이라고 결연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