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하는 콜린 벨 감독(사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캡쳐)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뉴질랜드전 충격패에 아쉬움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30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에서 경기를 일방적으로 주도하고도 후반 38분과 40분 연속골을 내줘 0-2로 패했다.
2-1로 역전승을 거둔 27일 1차전 맞대결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다.
한국 여자축구가 뉴질랜드에 무릎을 꿇은 건 1996년 3월 3개국 친선대회(0-1패) 이후 25년 만이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은 한국어로 "많이 아쉬워요. 오늘 경기 놀라워요. 전반전 좋았는데, 후반전엔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로 "후반전의 좋지 않은 경기력을 믿을 수 없다. 전반에는 잘해줬지만, 후반에 결론적으로 내줬다"고 되짚었다.
기자회견에 나설 때마다 어설픈 한국어로 짧은 소감을 전하며 분위기를 유하게 만드는 벨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아쉬운 패배에 목소리가 절로 격앙됐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화가 난 모습을 보인 듯한 벨 감독은 "후반전에 뭘 한 건지 모르겠다. 믿을 수가 없다. 우리가 경기에서 졌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후반전에는 포지션이 좋지 않았다"고 거듭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났을 때 확실하게 득점을 해야 한다. 실점하면 안 된다. 계획을 90분 내내 유지해야 한다"면서 "오늘 후반전에 한 것처럼 경기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25년 만에 한국을 꺾은 뉴질랜드 대표팀의 이트카 클림코바(체코)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 뉴질랜드 여자 대표팀 이트카 클림코바 감독(사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캡쳐) |
"행복한 결과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전반과 비교해 후반에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라인을 올리기보다 중원에서 상대의 실수를 기다렸는데, 이 점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에는 라인 간격이 넓어 공간이 많이 생겼고, 한국은 1차전에도 그랬듯 이 공간을 잘 활용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고, 이로 인해 소유권을 빨리 가져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클림코바 감독은 "이런 '파이팅 스피릿'이 뉴질랜드의 '키위 컬쳐'(Kiwi culture)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경기력이라면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사기 진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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