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출범 전 실업 농구였던 '농구대잔치' 시대 KB스타즈의 전신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의 전신 동방생명의 경기는남자 농구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의 라이벌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한국 여자 실업농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었다.
조문주, 신기화, 박현숙 등이 주축으로 활약했던 국민은행과 김화순, 문경자, 정은순, 최경희 등이 주축으로 뛰었던 동방생명의 맞대결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맞붙는 경기로 매 경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접전이 이어졌다. 프로가 출범한 이후에도 두 팀은 각각 당대 최고의 선수들로 리그를 호령했고, 이들의 맞대결은 언제나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기였다.▲사진: WKBL |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은 오는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KB스타즈는 '여자 국보센터'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단일시즌 출범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고, 정규리그 3위팀인 삼성생명은 김한별, 박하나, 배혜윤 등 국내파 '빅3'를 앞세워 7년 연속 챔프전 진출을 노리던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패 뒤 2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올라왔다.KB스타즈와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것은 13년 만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번갈아 통합 6연패를 이루는 기간동안 이들이 챔프전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두 팀의 마지막 챔프전 맞대결은 2006년 여름리그로 당시에도 두 팀은 리그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삼성생명이 1,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먼저 '장군'을 부르자 KB스타즈가 3, 4차전을 따내면서 '멍군'을 불렀고, 챔프전 승부는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운명의 5차전에서 당시 삼성생명의 에이스였던 박정은(현 WKBL 경기운영부장)이 16점을 넣으며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삼성생명은 6차례(2007년 겨울리그, 2007-2008, 2008-2009, 2009-2010, 2012-2013, 2016-2017시즌)나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고, KB스타즈 역시 세 차례(2011-2012, 2014-2015, 2017-2018시즌)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 시즌 챔프전 진출로 KB스타즈는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게 됐고, 삼성생명은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양팀의 시즌 상대 전적은 5승 2패로 KB스타즈가 앞서 있지만 삼성생명의 현재 외국인 선수 티아나 하킨스가 합류한 이후 상대 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하다.
KB스타즈가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프전에 직행함에 따라 체력적으로는 삼성생명에 월등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경기 감각에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특히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지만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기적과도 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챔프전에 오른 만큼 사기가 충천해 있고, 경기 감각도 살아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13년 만에 성사된 한국 여자농구의 '엘 클라시코' 챔프전에서 어느 팀이 우승의 스토리를 써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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