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책임론엔 "결과에만 초점 둬선 안 돼…과정도 중요"
▲ 인터뷰하는 곤살레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 (진천=연합뉴스) |
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명예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대표팀은 다음 달 2∼10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를 대비한 공개 훈련에 17일 언론을 초대했다.
아시아선수권이 끝나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16∼24일 파리 올림픽 예선전을 치러야 하고 10월 1∼7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야 한다.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참패한 대표팀으로서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량을 점검하고 전열을 정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대표팀은 올해 VNL 12전 전패로 FIVB 세계랭킹 23위에서 35위로 추락했고 이에 따라 2024 파리 올림픽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이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대표팀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선수권 준결승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며 VNL 때와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그는 "훈련에서 선수들의 향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 한 팀으로 뭉쳐서 열심히 해 주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서브 활용과 공격 성공률 40% 달성을 내걸었다.
곤살레스 감독은 "VNL에서 저희 강점으로 대두한 서브를 집중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득점하고 공격 성공률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결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면서 "한국 배구 팬들이 항상 지지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공이 땅에 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다만 올림픽 예선전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해선 "아시아선수권 결과를 바탕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목표 언급을 피했다.
특히 폴란드, 이탈리아, 미국 등과 같은 조에 속한 올림픽 예선전에 대해선 "대회 수준도 높고 정말 어려울 거라고 예상된다. VNL에서 상위에 들었던 팀들이기 때문에 정말 너무나도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해선 "환경이 비슷한 아시아선수권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펼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곤살레스 감독은 올해 VNL 연패 당시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하면 감독으로서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목표에는 결과도 있지만 과정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이 잘하고, 상대 팀도 잘해서 결과적으로 지게 되더라도 어쨌든 목표를 이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메달 사냥을 목표로 하지만 초점이 그 결과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과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며 최선을 다했을 때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로 한국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1승 28패(VNL 24패·세계선수권 1승 4패)로 극히 부진하자 불거진 '사령탑 책임론'을 에둘러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