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환경 이겨내고 세계선수권 선발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
▲유영(사진: 연합뉴스) |
한국 피겨 여자 싱글 간판 유영(17·수리고)은 지난 1년 동안 힘든 생활을 했다.
평소 미국에서 훈련했던 유영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훈련 일정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유영은 최근 1년 사이 3차례나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캐나다 몬트리올을 방문했다가 대회가 취소돼 빈손으로 귀국했고,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그는 국내 훈련이 여의치 않자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로 이동해 훈련을 이어갔는데, 현지 사정이 악화하면서 다시 귀국길에 올라 두 번째 자가격리를 했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ISU 시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격리 생활을 했다.
격리 생활은 힘들었다. 훈련을 못 하면서 근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감각 유지에도 문제가 생겼다.
몸의 작은 변화에도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는 피겨 선수 특성상 격리의 여파가 컸다.
그러나 유영은 긍정적인 자세로 세 차례 격리 생활을 이겨냈다.
그는 25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제75회 전국 남녀 피겨 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1 피겨스케이팅 세계 선수권대회 파견선수 선발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8.15점, 예술점수(PCS) 31.72점, 총점 69.87점으로 1위 자리에 오른 뒤 "처음 자가격리를 했을 땐 몸의 근육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영은 이를 악물고 이겨냈다. 그는 "훈련 환경이 힘들었지만, 지난 시즌 영상을 찾아보면서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며 "두 번째 자가격리부터는 조금씩 적응되더라. 긍정적인 생각으로 힘든 생활을 이겨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담 지도자인 하마다 마에(일본) 코치와는 화상 전화 등을 통해 소통했다.
유영은 "코치님이 해외에 계셔서 함께 훈련하지는 못했다"며 "힘든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유영은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이 걸린 이번 대회를 꼼꼼하게 준비했다.
그는 이날 연기에 관해 "트리플 악셀이 약간 흔들리는 등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큰 실수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내일 프리스케이팅에선 평소 훈련한 대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