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못 이룬 프로의 꿈 필드에서...'천재 야구소녀' 박민서, 골프 선수 전향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6 12: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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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서(사진: 박철희 씨 제공)
 '천재 야구소녀' 박민서가 야구장에서 이루지 못한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골프 선수로서 프로 무대에 서기 위해 본격적인 골프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  박민서의 부친인 박철희 씨는 15일 스포츠W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서가 한 달 전에 골프를 시작했다. 진지한 시작"이라고 밝혔다.   골프 선수로 나서기 위한 '시작'이라는 의미였다.  박철희 씨에 따르면 박민서는 최근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브리온 컴퍼니의 주선으로 국내 모  프로골프단 감독과 접촉했고, 골프 선수로의 전향을 권유 받았다.  그리고 지난 달부터 골프 선수가 되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박민서는 한국 리틀야구 역사에 있어 최연소 또는 최초의 기록을 여러가지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특히 박민서가 지난 2016년 8월 무학초등학교 6학년 시절 성동구 리틀야구단 소속으로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기 전국 리틀야구대회에서 기록한 홈런은 한국 리틀야구 역대 최연소 여성 선수 리틀리그 홈런 기록이자 한국이 세계리틀야구연맹에 가입한 1972년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국제 공인 여자 선수 홈런이다.(만 12세 이하) 

 

그는 또 미국 최대의 여자 야구 대회 ‘내셔널 걸스 베이스볼 토너먼트(2019 National Girls Baseball Tournament)’에 아시아 선수 최초로 초청을 받기도 했고, 현지에서 미국 여자 야구의 전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코치 저스틴 시걸이 자신의 SNS에 박민서를 소개했다
 

그렇게 야구 선수로서 차근차근 성장하며 이름과 얼굴을 알리면서 여자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왔던 박민서는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치명적인 악재를 만나며 본의 아니게 방황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중학교 졸업과 함께 4년간의 리틀 야구 생활과도 작별해야 했다. 그러는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1년 정도 야구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고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대학을 다니면서 일본 여자 프로야구 리그에서 선수로 뛰는 것이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던 박민서의 로드맵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진출 길이 어려워졌고, 다른 국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최근 한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제작한 야구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 '마녀들'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지만 박민서의 꿈과는 거리가 있는 활동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찾아온 새로운 길이 골프였다.  골프 선수로서 박민서의 재능은 이미 그의 매니지먼트사에서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호리호리해 보이는 체형이지만 타고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물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임팩트 순간 야구 배트에 체중을 실어 공을 때리는 모습은 흡사 골프에서 장타자들이 보여주는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박민서의 나이는 17세로 현재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골프를 시작하는 나이가 한참이나 늦었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에다 '스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박민서의 야구 선수 경력은 그가 프로 골퍼가 되는 시간을 상당한 수준 단축시켜 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점보 오자키는 대표적인 야구 선수 출신의 골프 스타다. 고교 시절 투수와 4번 타자로 맹활약하다 1965년 프로 야구 선수가 됐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점보 오자키는 1967년 전격 은퇴한 뒤 1968년 골프에 입문, 일본 골프의 '레전드'가 됐다.  최근 박찬호, 윤석민 등 한 시절을 풍미했던 야구 스타들이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공식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야구와 골프가 스윙을 매개로 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 할 만하다.  아직은 초보 골퍼인 박민서는 현재 서울 성동구 소재의 골프 연습장에서 기초적인 골프 스윙을 연습하는 한편, 그 동안 야구 훈련을 했던 실내 훈련장에서는 체력 훈련 위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잎으로 주중 하루는 박민서에게 골프 전향을 권유한 프로골프단 지도자로부터 레슨도 받을 예정이다.  

최근까지도 '천재 야구소녀'라는 타이틀로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어 왔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야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선수로서 응원 받아온 박민서의 입장에서 하루 아침에 골프 선수로서 전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것에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박민서는 '프로 스포츠 선수'라는 꿈을 위해 일정 기간 골프에 전념하지만 언젠가 여건이 허락되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어떤 형태로든 계속하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박민서는 향후 3년 내에 세미 프로 자격을 얻는 것을 목표로 내년 3월부터 출전 가능한 대회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아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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