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전 필승 다짐…"첫 경기부터 120% 쏟을 준비돼"
▲ 각오 밝히는 주장 김혜리 (시드니=연합뉴스) |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김혜리(인천 현대제철)에게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선전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자축구 산업이 성장 중이라 하나 우리나라는 이런 흐름에서 다소 빗겨나 있다.
SBS TV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성공으로 풋살 등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공을 차는 여성들이 많아졌지만, 전문 선수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지난 5월 기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 선수는 1천510명이다. 2014년(1천765명)보다 200명 넘게 줄었다.
특히 '유소녀 전문 선수' 규모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2014년 1천341명이었다가 2020년 916명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는 소폭 올라 겨우 1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혜리는 24일 오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침체'가 대표팀의 부진 탓이라고 자책했다.
김혜리는 "우리 성인 대표팀이 그간 성적을 내지 못해 한국에서 여자축구 '붐'이 일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여기서 성적을 내서 한국에서 축구하는 여자아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장' 김혜리를 필두로 한 23명의 선수는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11시 이 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김혜리가 특히 책임을 무겁게 느끼는 건 직전인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겪은 아픔이 커서다.
당시 대표팀은 개최국 프랑스와 첫 경기부터 0-4로 대패했고, 나머지 경기에서도 모두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김혜리는 "4년간 체계적으로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며 "콜롬비아전 승리, 조별리그 통과가 제일의 목표다.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한국 여자축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닿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8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는 콜롬비아전에 승점 3을 챙겨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FIFA 랭킹 2위 독일이 H조 '1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조 2위를 두고 다투는 콜롬비아의 기세를 꺾을 필요도 있다.
김혜리는 "첫 경기부터 100%, 120%를 쏟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선전을 통해 한국 여자축구의 부흥을 꾀하고 싶다는 소망을 김혜리만 품은 게 아니다.
콜린 벨 감독도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이루고 싶다"며 "도전할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중) 우리 여자팀의 상황이 한국의 문화에도 강력한 영향을 줄 것임을 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한국에 계신 국민들에게 뭐든 돌려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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