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헹가래 받는 강성형 감독 (인천=연합뉴스) |
"진짜 어깨 큰일 났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1일 여자 프로배구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뒤 선수들로부터 손바닥 세례 '세리머니'를 받았다.
1∼3차전 풀세트를 치른 현대건설 선수들은 그 순간만큼은 피로를 잊고 강 감독의 등과 어깨를 신나게 두들겨댔다.
강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를 마치고 어깨를 손으로 짚으며 앓는 소리를 낸 이유다.
강 감독은 "이다현은 손매가 남자보다 아프다. 적당히 하라고 했는데 마지막엔 양효진이 한 방 때리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강 감독의 눈시울은 감동으로 붉어져 있었고 입가엔 미소가 완연했다.
2021-2022시즌부터 현대건설을 지휘한 강 감독은 세 시즌 동안 두 번 정규리그 1위(2021-2022, 2023-2024), 한 번 정규리그 2위(2022-2023)를 했는데 우승 트로피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불운의 연속이었다. 첫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봄 배구'가 열리지 않으면서 '트레블'(정규리그 1위, 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 달성 기회가 날아갔다.
정규리그 2위를 했던 2022-2023시즌에는 팀의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플레이오프(PO)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패했다.
강 감독은 "부임한 시즌에는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승률이 좋았는데 운이 안 따라줬고,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운이 안 따라주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삼세번 만에 해내서 더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은 약체 평가를 딛고 만들어낸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
강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출혈이 있어 (출발이) 어려웠다. '현대건설은 좀 어렵지 않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끈끈하게 잘 버틴 것 같다. 모마가 튼튼하게 자리를 잘 지켜줬다"고 말했다.
남자배구 KB손해보험 사령탑 출신인 그는 여자 선수들과의 소통에 대해선 "3년 차인데 더 어렵다"며 웃어 보였다.
강 감독은 "집에 있는 딸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근데 예전엔 아재 개그에 선수들이 웃어줬는데 이젠 냉정하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