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랭킹 42위...시드 없이 본선 출전
▲ 마르케타 본드루소바(사진: AP=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2020 도쿄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은메달리스트 마르케타 본드루소바(체코, 세계랭킹 42위)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4천470만 파운드) 사상 가장 낮은 랭킹으로 사상 최초로 시드 없이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썼다.
본드루소바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온스 자베르(튀니지, 6위)를 80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6-4 6-4)으로 완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35만 파운드.
본드루소바는 1,2세트 모두 자베르에 먼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지만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전세를 뒤집어 두 세트 만에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경기에서 본드루소바는 공격 성공 횟수에서 10-25로 뒤졌으나 자베르가 이날 본드루소바(13개)보다 18개나 많은 31개의 범실을 쏟아낸 것이 승부의 추를 본드루소바 쪽으로 기울게 했다.
본드루소바는 2세트 게임 스코어 5-4로 앞선 상황에서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 매치포인트에서 마지막 공격을 네트 앞 발리로 마무리한 뒤 그대로 네트 앞에 드러누웠고 잠시 후 관중석으로 올라가 가족들과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 마르케타 본드루소바(사진: AP=연합뉴스) |
지난 2019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이 자신의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이었던 본드루소바는 이로써 자신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윔블던 우승으로 장식했다.
현재 세계 랭킹 42위인 본드루소바는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랭킹이 도입된 1975년 이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최저 랭킹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해까지 최저 랭킹 우승 기록은 2007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의 31위.
아울러 대회 본선 출전 선수 128명 가운데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시드를 받지 못하고 출전한 '논시드(Non Seed)' 출전자로서 우승을 차지한 사례도 본드루소바가 대회 사상 최초다.
본드루소바의 오른쪽 팔꿈치 부위에는 '비가 없으면 꽃도 없다'(No Rain, No Flowers)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비를 맞아야 꽃이 핀다'는 의미로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와도 일맥상통하는 문구다.
2019년 프랑스오픈 준우승 이후 왼쪽 손목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거의 하지 못했고, 2021년 도쿄올림픽 은메달 획득 이후에도 왼쪽 손목 수술로 인해 지난해 윔블던에는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던 본드루소바에게 이날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날로 기억될 날이 됐다.
본드루소바는 "작년 윔블던에는 손목 수술을 받고 깁스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우승해 믿기지 않는다"며 "올해 내가 우승하면 코치가 윔블던 배지 문신을 새기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온스 자베르(로이터=연합뉴스) |
반면, 자베르는 이번 대회까지 통산 세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는 이날 결승 후 인터뷰에서 "오늘 패배가 아쉽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꼭 우승할 것이라고 약속하겠다"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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