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처음 모자 관계로 호흡한 라미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현장에서 같이 있으면 저 놀리시기 바빴다. 저는 엄마만 보면 눈물이 쏟아졌다. 울면 안되는 씬에서도 눈물이 나왔었다. 입양동의서를 받고 돌아서는데 밥먹고 가라고 하는 씬에서 '밥이요?'하는 대사를 하는데 너무 울어버려서 몇 테이크를 갔었다. 정말 교감이 느껴졌던 현장이었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최강호 役 이도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
사실 라미란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자신의 연기 고민에 해결책을 줬고, 덕분에 새로운 스타일의 연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풀어주려고 저한테 노크를 계속 해주셨던 것 같다. 낯가림도 심하기도 하고, 저도 연기적으로 새로운 길이 열린 부분이다. 저는 욕심이 많아서 한 장면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그걸 꼭 해내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면 연기가 아쉬울 때가 많다.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 그게 답답하다. 그걸 바로 알아차리셨더라. 저한테 '놀이터라 생각하고 놀았으면 한다'고 하시더라. 뭘 하기 위해서 사로잡고 있으면 오랫동안 연기하기 힘들지 않을까? 편안하게 놀이터라 생각하고. 제가 우는 씬이 너무 많았다. 장난을 치다가다도 카메라 슛 들어가면 확 바뀌시더라. 저는 아직 경험이 많이 없으니까 그때 여쭤봤다. 그래서 선배님이 그때 가르쳐주신 것이다. 저도 초반에는 시도를 많이 했었는데 습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어렵고 잘 안되더라. 결과적으로는 저도 좀 해낸 것 같다. 터득한 것 기분이다."
이도현은 "저한테는 '나쁜엄마'가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내 감정에 푹 빠져서 젖어있는 것보다 노는 것처럼 놀이 하듯이 연기하고 '컷'하면 빠져나오려는 행위가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촬영장에서 상대배우가 몰입하는 모습에 눈치 보여서 말을 못 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면 씬 자체가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그 실수는 알고는 있었어서 다시 반복하지 말자고 해왔다. 근데 욕심이 들어가면 그 실수가 반복된다. 그에 대한 해결책을 선배님께서 주셨다"며 감사함을 덧붙였다.
'나쁜엄마'의 주 배경이 되는 조우리 마을 주민들로 함께 한 김원해, 박보경, 강말금, 서이숙, 장원영, 이상훈 등 정말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조연 라인업을 형성했다. 또 이도현이 검사로서는 정웅인(오태수 역), 최무성(송우벽 역)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이도현에게는 촬영장 자체가 공부였다. 그는 "정말 선배님들이 한분도 빼놓지 않고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 그 정도의 경력이면 수월하게 선수처럼 할 줄 알았다. 근데 그 누구보다 연기 대결을 하신다"며 일화를 전했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최강호 役 이도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
"저희 첫 촬영에 김원해 선배님이 앞구르기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웅인 선배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연습하자고 하시더라. 그런 피드백이 저한테는 와닿았다. 최무성 선배님도 그렇다. 정웅인 선배님께서 저한테 '도현이랑 연기하는 것 재밌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너무 좋았다. 같이 호흡하는게 저같이 어린 후배한테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너무 큰 자극이 됐고 감사했다(웃음)"
반면 이도현은 "조우리 마을 사람들은 정말 지켜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도 그 안에서 티키타카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삼식이(유인수)가 너무 부러웠다. 저한테는 그게 좀 아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우리 마을 사람 중 미주의 쌍둥이와는 자주 함께했다. 7살 지능이 된 강호가 부친인줄 모르는 쌍둥이는 친구처럼 함께했다. 혼날 때도 항상 같이 혼났다. 이도현은 아역 배우들과의 일화도 전했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애들이 진짜 잘한다. 현장에서 모두가 '선배님'이라고 불렀었다. '선배님 지금 나오십니다' 하고 장난치고 그랬다. 극 중 서진이(박다은)가 뇌졸증이라는 발음을 하는게 있었는데 그날 이를 빼서 발음이 새더라. 서진이 입장에서 화가 났는지, 그 자리에서 눈이 팅팅 불 정도로 울었다고 하더라. 그 후부터 발음 연습을 계속 하더라. 정말 아역배우들도 너무 잘해서 자극이 됐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최강호 役 이도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
'나쁜엄마'는 16부작이 아닌, 14부작으로 마무리 됐다. 사실 강호(이도현)가 기억을 되찾고 돌아와 오태수(정웅인)와 송우벽(최무성)에 복수하는 결말은 다소 짧게 느껴져 14회는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많았다. 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강호가 그동안 정리해놓았던 부분들이 있다. 저는 짧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종회에서 영순(라미란)은 엄마 돼지처럼 아들 강호에 모든 것을 알려준 후, 아들 곁을 떠난다. 강호는 모친 영순이 일러준대로 장례식장에서 곡소리를 냈고, '나쁜엄마'의 주제가와도 같았던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리자,장례식장의 모든 사람들이 이를 따라부르게 된다. 스스로에 되새기는 주문 같았던 곡이 영순의 장례식장을 밝혀주며 마무리까지 항상 희망적이었던 '영순'과 닮아있었고, 새로운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시청자들에 선사했다. 해당 씬은 배세영 작가의 전작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비슷한 분위기로 등장, 관객들을 펑펑 울게 만든 장면과 닮아있다.
"저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대본으로만 봤을 때 정말 신박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한테 자랑했다. 꼭 보라고. 진짜 새롭고 신박하다고, 그래서 더 와닿았다고 했었다. 너무 좋은 장례식장이었고, 너무 신기했다. 장례식장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저도 개인적으로 밝은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장례식장을 가도 밝게 있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것도 저는 좋다고 생각한다. 제 장례식장을 그려본다면, 저는 함께 스터디하는 친구들이 있다. 우리를 '세 얼간이'로 부른다. 한 친구는 판타지오 소속의 윤정혁이라는 친구고, 한 친구는 저와 이름이 같은 소속사가 없는 배우 김동현이다. 예전에 친구들과 새벽에 서로 기괴하게 스타일링을 해준 적이 있다. 정말 웃기게 입었었다. 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핑크를 입었다. 그렇게 입고 길가는 모르는 사람들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서로 기괴한 짓을 했었다. 그때 그 복장으로 발인까지 확실하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웃음)."